KT유선전화 가입자 월15만 계속적 LG SK로 이탈 ..

“인터넷전화 변경땐 대폭 할인” 공세…200만명 이동
KT 5조원대 수입 ‘위협’…별 대책없어 방어자세만
한겨레 김재섭 기자
? ‘유선전화 고객 빼오기’ SKT·LG 협공에 KT ‘쩔쩔’
케이티(KT)가 경쟁업체들의 ‘밑돌 빼가기’ 전략에 쩔쩔매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엘지(LG)데이콤이 케이티 통신사업의 주춧돌이자 ‘현금 주머니’라고 할 수 있는 유선전화 가입자들을 인터넷전화 고객으로 빼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유선전화 가입자들이 인터넷전화 시장으로 빠져나갈수록 케이티는 사업 기반을 잃어 힘을 쓰지 못한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최근 인터넷전화를 추가한 결합상품을 새로 내놨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집전화를 자회사인 에스케이브로드밴드의 인터넷전화로 바꾸면 인터넷전화 기본료를 무조건 50% 깎아준다. 이동통신에선 이용 햇수에 따라 기본료를 최고 50%까지 깎아주는 것과 대조적이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집전화를 인터넷전화로 바꾸면 인터넷전화 기본료를 받지 않는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케이티 유선전화 가입자를 인터넷전화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며 “케이티 집전화 가입자들이 월 7만~8만명씩 옮겨오고 있다”고 밝혔다.

엘지데이콤도 케이티 집전화 가입자를 인터넷전화 고객으로 빼오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업체는 최근 초고속인터넷 회선 공유 기능을 가진 인터넷전화 단말기 2종을 새로 내놓고, 단말기 값을 대폭 낮췄다. 2년 이상 이용하겠다고 하면 9만원짜리 단말기를 3만3000원에 준다. 문턱을 낮춰 유선전화 가입자가 쉽게 인터넷전화로 전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엘지데이콤의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월 10여만명씩 늘어, 6월 말 현재 165만명을 넘었다. 이 업체는 연말까지 인터넷전화 가입자를 225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인터넷전화는 기존 유선전화에 견줘 품질은 별 차이가 없으면서 기능이 다양하고 요금이 싸다. 유선전화의 기본료가 5200원인 데 견줘 인터넷전화는 2000원이다. 또 전국 어디서나 3분당 38~39원의 시내통화료로 통화할 수 있다. 기존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으면서 인터넷전화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달 들어서는 유선전화에서 인터넷전화로 전환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하루로 줄었다.

이 때문에 2005년 12월 2127만명에 이르던 케이티 유선전화 가입자가 지난 6월에는 1906만명으로 떨어졌다. 7월 말쯤이면 1800만명대로 떨어지고, 연말까지는 200여만명이 더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조4000억원을 기록한 케이티의 유선전화 수입도 올해는 4조원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선전화 수입 감소는 매출과 이익 악화로 이어져,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게 만든다.

유선전화 가입자 이탈을 막을 방법은 케이티도 인터넷전화 사업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 하지만 유선전화 수입 감소를 가속화하는 부작용이 따른다. 유선전화 가입자가 인터넷전화로 전환하면 가입자당 매출이 3분의 1 수준 이하로 떨어진다. 케이티는 방어 자세로만 일관하고 있다. 유선전화 가입자가 인터넷전화로 전환하겠다고 하면 “인터넷전화 기본료를 면제해줄 테니, 유선전화를 해지하지 말고 인터넷전화를 추가로 이용하라”고 권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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