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의 용기가 회사를 바꿉니다

2002년 민영화 이후부터 KT에서 58세 정년은 사문화되었고 일정한 나이가 되면 사표쓰고 명퇴하도록 강제되었던 상황 기억하시죠…

여기에는 관리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001년과 2002년 어용노조가 비밀리에 체결하여 개악한 보수규정(직위미부여자에게 50%까지 감급할 수 있는 규정)과 인사규정 19조2항(인사고과 D등급 2회 부여시 직위 미부여)은 오히려 관리자부터 적용되었습니다.

사표 안쓰면 보직을 박탈하고 타지역 비연고지로 날려 전봇대 타는 업무를 부여하고 적응 할 만 하면 6개월 단위로 다른 지역으로 또 발령내며 퇴출압박을 극대화시켰었지요.

이 분들이 너무도 부당하여 투쟁기금을 모아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고 회사가 재판부에 비밀에 부쳐졌던 노사합의서를 제출하면서 이동걸 어용집행부의 민낯이 세상에 드러나게 됩니다. 노사합의서 때문에 원고들은 결국 패하게 됩니다. 어용노조의 피해를 보게 된 것이지요.

또한 2003년 노사합의로 5,505명이 강제명퇴되었고 명퇴거부자 480명은 상품판매전담팀(약칭 상판팀)에 전보되어 온갖 차별과 감시 미행까지 당하였습니다. 여기에도 관리자(3급팀장, 2급지점장)들이 보직이 박탈된 후 다수 포함되었습니다.

상판팀을 통한 집단적 퇴출시도가 1년만에 실패하고 2004년말부터 비밀리에 준비한 것이 바로 CP(C-Player)퇴출프로그램 이었는데요.

2005년4월1일자 본사에서 작성한 CP명단 1,002명 중에는 명퇴거부한 팀장과 지점장급출신도 다수 포함되었습니다.

2005년말 노조선거에서 민주파가 9%를 얻어 참패하게 되자 회사는 현장을 완전히 장악했다판단하고 2006년 초부터 CP퇴출프로그램을 실행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CP퇴출프로그램은 멀쩡하게 일 잘하고 있는 노동자를 전환배치하여 인위적으로 저성과자(부진인력)로 만들어 퇴출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비밀리에 시행하였기 때문에 한 동안 당사자 이외에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겠습니까..

익명의 관리자(팀장으로 추측됨)가 용기를 내어 CP퇴출지침 문건을 2008년1월20일경 민주동지회 활동가에게 우편 소포로 보내왔습니다. 더 이상 불법적인 퇴출프로그램에 의해 모든 직원들이 정년을 꿈도 못꾸고 퇴출되어야 하는 비극적 상황을 볼 수 없었기에 용기를 낸 것이지요. 노사팀에 의해 자행되는 불법선거에 대해서도 동봉하여 제보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양심적인 팀장의 용기가 있었기에 비밀퇴출프로그램은 2년만에 세상에 공개가 된 것입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CP퇴출프로그램의 진상규명 및 철폐투쟁은 또 다른 팀장의 용기있는 양심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2011년4월18일 충북 반기룡 팀장이 문건(부진인력 퇴출 및 관리방안)과 함께 현업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 되었는지를 서울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한 것입니다.

뒤이어 2012년9월12일에는 본사 퇴출프로그램 전담팀에서 근무했던 박찬성 팀장이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퇴출프로그램이 본사에서 기획되어 전사적으로 실행되었음을 폭로하였습니다.

이렇게 팀장님들의 용기있는 제보와 양심선언 은 피해자들의 폭넓은 증언들과 결합되어 퇴출프로그램의 불법성이 2013.4.25.자 대법원에서 확정판결 받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어용노조의 방조와 묵인하에 실행한 퇴출프로램을 회사는 더 이상 공공연하게 진행할 수 없게 되었구요..이 때부터 그 동안 사라졌던 정년퇴직이 전사적으로 부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CP대상자들에게 인사고과 F등급을 부여하고 연봉을 삭감한 것도 2015년6월24일자 대법원판결에서 부당하다고 확정되었습니다. 인위적인 저성과자 만들기 및 퇴출행위의 불법성이 법원에서 철퇴를 맞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CP퇴출프로그램에 대한 두 차례의 대법원 판결로 KT에서 정년부활은 온전하게 복원된 것이지요.

팀장님들의 용기와 민주동지회의 끈질긴 투쟁이 정년을 부활시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지난한 투쟁과정을 거쳐 쟁취한 KT에서 정년부활의 과정도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팀장님들의 용기와 양심적인 민주세력들이  KT의 적폐를 청산하고 좀 더 인간다운 일터를 만들어 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 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고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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