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회장에게 요구합니다.
작성자: 민주동지회 | 조회: 1448회 | 작성: 2009년 6월 14일 5:47 오후2009년도 임금교섭이 88.5%의 찬성으로 마무리 되었다. 사내에서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임금이 삭감되고, 결국 퇴출의 수단이 될 수도 있는 연봉제가 들어오는 데... 참 놀라운 찬성율이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그러한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음에도 반대의사를 밝히지 못한 것은 회사의 통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허구적 논리와 협박으로 임금교섭 찬반투표는 마무리되었다.
연봉제가 도입되어 오히려 임금이 인상된다는 허황된 논리(얼마 전 이석채회장이 향후 5년간 매년 1천억씩 인건비 줄이겠다고 호언하고, 현장 사무실에서는 종이컵 사기도 부담스러운 예산운영인데 임금을 10% 인상시켜 준다니...)를 관리자들은 마치 사실인양 설파하면서 찬성을 강요하고, 투표 전 일에는 전국적으로 회식하면서 조합원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주 의례적인 불법행위가 진행되었다. “이 어려운 시기 이만큼 받는 회사가 또 어디 있어? 알아서들 해야지”라는 협박과 설사 반대한들 현노조로서는 바뀔 게 없다는 회사의 논리가 난무했고, 노조의 실체를 알고 있는 조합원들의 시커멓게 타버린 가슴만 남았다.
찬성이 부진한 지사에 잔혹한 보복인사가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압도적(?) 찬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현장에는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임금교섭의 결과를 놓고 회사가 최하의 득표율을 보인 지사에 대한 보복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65%의 찬성으로 전국 최하위로 알려진 안산지사에서 최근 발생한 일이다. 5월 29일 찬반투표 직후 지사장은 즉각 구두경고를 받고 바로 대기발령 조치되었다. 이어서 6월 10일 부장, 팀장들이 비보직으로 원거리 발령조치 되었다. 알려진 바로는 조합원들에게 소속 팁장으로부터 ‘찬성유도 전화’를 받았는 지의 여부를 파악하고 ‘받지 못했다’는 답변을 들은 팀장은 보복인사조치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6월 15일 반대 입장이 분명했던 극소수의 조합원들이 시화, 수지 등으로 전보조치 되었다. 당사자가 전보의 이유를 물었더니 “나이가 많아서”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또 한 사람 63년생도 나이가 많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지사장의 전출을 놓고 회사의 답변도 다양하다. ‘비리 연루’ 또는 ‘영업실적 부진’이라 한다. 그게 사실이라면 수 명의 관리자와 직원들까지 단계적으로 발령을 내는 지 납득할 수 없다. 영업실적 부진에 대한 인사발령이 유독 한 지사에 국한되는 이유, 또한 비리 연루라면 언제 감사 받고 무슨 사유인 지 밝혀야 한다. 억울한 한 사람의 명예가 걸린 문제이자 KT 전종사원의 사기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거기에 6월 말 정기발령이 있을 예정이며 안산에서는 “약 40% 정도가 전보될 것이고, 찬성을 찍은 사람들이 이미 다 파악되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다. 또한 각 단별로 최하위 지사에 대한 보복인사도 단행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지속적으로 돌고 있다.
이석채회장님에게 요구합니다.
최근 며칠 동안 안산에서 벌어진 보복인사가 과연 통합 KT 이미지에 걸 맞는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번 인사에 대한 변명을 얼마나 정교하게 준비하고 있는 지 모르지만 이는 분명한 부당노동행위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그렇지 않아도 유선전화 감소, 통신시장 경쟁 논리에 휘말려 현장에서 피눈물 흘리고 있는 직원들에게 진정한 충성을 끌어내지 못합니다. 현장 직원들을 겁주고 때린다 하여, 그들이 소리 못내고 감내하고 있다고 하여, 회장님의 권위가 살고 KT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KT위기의 본질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마십시오. 업무실적, 상품판매도 부족하여 노사문제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줄세우기로 찍어 누르고 불만 해결보다는 잠재우기에 급급한 경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누구의 책임인 지 답해야 합니다. 금번 보복인사를 회장님이 인지하고 있었던 건지, 아님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내부고객만족팀을 비롯한 일부 관리자들의 소행으로 보는 지 답변해야 합니다.
반드시 책임자를 밝혀내고 문책해야 합니다. 그리고 억울한 발령조치를 당한 사람들을 즉각 원대복귀시키고 찬반투표 관련 부당한 인사조치를 즉각 중단하십시오.
지금 전국적으로 민주주의가 후퇴되고 있다는 규탄이 물결치고 있다. 그러나 KT는 10여년이 넘도록 반민주적이고 반노동자적인 구태가 지속되고 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이 있다. 어용노조 하에 지속되었던 기본급 3% 인상에 5대 민주노조 탄생, 98년 12월부터 지속된 강제명퇴에 폭발한 2000년 명동성당 총파업, 그리고 2008년 12월 3일, 민주노조의 필요성을 각인한 조합원들의 용감한 선택!!
만일 KT가 이번 사태를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린다면 결국에는 내부적인 역풍을 견디지 못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KT노동조합 조합원 현장조직 KT민주동지회 조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