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KTF와 합병하면서 거대공룡으로 ‘진화중’

 '공룡' KT가 잰걸음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 시장에서 살아남기위해서다.
KT는 지난해 11월 유선전화 점유율 90%이하로 떨어졌다.
또 올해 유선전화 가입자 수도 2000만 가구 이하로 추락했다.
'유선의 강자' KT는 올 초 이석채 회장을 선장으로 내세워 개혁에 불을 지폈다.
더욱이 지난 1일 KTF와의 합병해 재계 순위 9위(공기업 제외) 거대 공룡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거대 공룡에서 발 빠른 공룡으로

KTF와 합병한 KT는' KT그룹체제'로 정비해나갔다.
KT의 주요 사업부문을 사내독립기업(CIC·Company In Company)으로 바꾸고 지난 1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KT 내부에서도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3월부터 KT 전 임직원은 매일 일일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3만 5000여 명에 이르는 KT 직원들이 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기위해서다.
KT 홈고객본부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K씨는 '오늘 거래업체 A사를 만나 B건의 마케팅에 대해 논의하며
소요시간은 40분 정도 걸릴 예정' 등을 세세한 업무 내용을 보고서 형태로 상사에게 전달하고 있다.
현장 경영 강화를 위해 내부직원 3000명을 일선에 내보냈다. 또한 임원도 40명을 줄였다.
호봉제를 전면 폐지하고, 성과를 바탕으로 한 연봉제를 도입했다. 거대하기만 했던 공룡 KT가 빠른 순발력까지 갖춰나가고 있다.

◇자회사들도 변화요구
KT 자회사 20개업체들도 빠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보안·방범업체인 KT텔레캅(대표 신병곤). 이석채 회장취임이래 빠른 변화를 시도해 최초로 분기 흑자를 냈다.
불필요한 경비를 대폭 줄여 나갔다. 지난해 동기 대비 10% 매출 증대도 이뤄 올 1분기 29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KT의 유무선 콘텐츠를 제공하는 KTH(대표 서정수) 역시 어느 때보다 바쁜 모습이다.
최근 무선인터넷 서비스 강화를 위해 조직내부에 유무선 인터넷사업을 총괄하는 컨버전스사업부문을 신설,통합 관리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인터넷 콘텐츠 제공을 위한 사업의 하나로 3년 만에 게임관련 내용을 외부에 알리는 등 대외홍보활동을 강화했다.
기업이동통신 전문 계열회사 KT 파워텔과 KT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관리하는 KT네트웍스는 권행민, 한훈 신임사장을 각각 선임,
새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특히 KT가 향후 통신사업과 관련이 없는 자회사도 매각할 태세다.
KT가 대주주인 드라마제작 회사인 올리브나인의 경우 매각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변화의 피로감?

하지만 이러한 발빠른 움직임에 일부 조직원의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올 초 KT가 야심차게 준비한 'QOOK'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일부지역 임직원 아파트에 광고 플래카드를 걸었다가
내외부의 반발에 부딪혀 플래카드를 철거하는 사태가 있었다.
또 직원들의 자사 상품 판매에 대한 불만이 여과없이 외부에 알려지기도 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공기업이었던 KT 조직원들이 사기업수준을 뛰어넘는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해 나갈 것인지가
통합 KT가 가진 최대 숙제"라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