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현에게(회사간부가 느낀 절망..)

김위원장! 당신에게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충고를 해야겠소.
위원장이라는 자리는 결코 만만한 자리가 아니라는걸 당신도 서서히 깨닫고 있을 것이오.
그렇다고 위원장은 꼭 뛰어난 학력이 필요하거나 지식이 필요한 자리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소.
따라서 항간에 얘기되고있는 당신과 수석의 출신성분을 가지고 주절대는 사람들을 나는 혐오하오
그럼 위원장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3만조합원의 대표로서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하오.
자존심이란 표현이 어찌보면 좀 포괄적일수 있지만 ..
예를들면 이번 임단협 과정에서 결과야 어찌되었건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협상과정에서 나 스스로 3만조합원의 대표로서  자존심을 지켜가면서 진행하고 결정했는지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얼마전에 회사간부로부터 노사간의 만남에 대해서 들었소.
당연히 노와사는 자주 만나야 하오.특히 위원장과 사장 또는 회장은 가능한한 자주 그리고 독대를 해야하오.
그자리에서 서로가 회사에대해 직원들의 대해 진솔하게 얘기하고 또는 공개적으로 말할수 없는 애로사항도 서로 주고 받는것이
노사간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봐요.
그런데 암울하게도 회사 간부가 전하는 노사간 대표의 만남은 그리 정상적이지 못한것같소.
우선 노사 대표간의 단독 만남이 전혀 없다는 것이오.
꼭 수석이란자가 동석한다는 말을 들었소.물론 크게 이상할건 없지만 그게 매번 이루어진다면 결국 위원장이 감시당하는 것 밖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전하는 바는 우리를 더욱 참담하게 하더군요.
노사는 대등하다고 합니다.설령 속은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외형상으로는 그렇게 보여져야하고 모양새를 갖추는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그런데 전하는 바에 의하면 대등은 커녕 머리 조아리기 바쁘다고 하더군요.
옆에 배석한자는 끊임없이 회장님!존경합니다.장관님! 사랑합니다를 외쳐댄다 하더군요.
회사간부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라고 하더이다.
인사하는 모습도 그렇습니다.회사사장이 나이도 많고 하니 정중하게 서로 인사하는거야 나쁠게 없지요.
그러나 뭘 그렇게 90도로 허리를 조아리면서까지 해야만 하는건가요.
어느 자리에선가 회사사장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얘기할까 두렵네요.
KT노동조합 대단한 줄 알았는데 막상 상대해보니 이건 아무것도 아니더구만, 애들이 인사도 잘하고 말도 아주
잘 듣더구만..  아니 벌써 그렇다라고 시중에 회자 되고 있을지도 모르구요.
김위원장님! 노동조합 위원장 머리로 하는거 아닙니다.학벌로 하는거 아닙니다.언변으로 하는거 아닙니다.
제 생각엔 자존심 하나로 하는겁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멀리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이란 말씀은 안 드리겠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세요. 내가 지금 진짜 위원장 맞긴 맞는건지 아니면 큰방 차지하고 있는 허수아비인지..
우리의 대표가 남들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계열사 위원장들에게도 당당하게 그룹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해야합니다.
오늘 이만 줄이겠습니다. 부질 없는 줄 알면서도 실낱 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해 이렇게 글 올립니다.
제발이지 자존심을 주켜주세요.소가락질 받는 위원장이 되지 말아 주세요.허수아비 위원장이 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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