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전국 8곳 주요 KT 사옥 앞에서 KT 노동자들과 연대 단체들이 모여 KT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고 KT 황창규 회장 퇴진을 요구했다.
특히 노조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KT사측의 노조 선거 개입 공작이 드러나 규탄의 목소리에 강도가 더해졌다. KT에서 악명 높은 노무관리자 신현옥 대구본부장이 사측 노조위원장 후보선정 과정에 개입하고 KT 회장 황창규가 ‘낙점’하는 방식으로 후보가 선정됐다는 것이다.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는 평일 낮임에도 KT민주화연대 소속 활동가들과 KT노동자들 100여 명이 모였다.
집회 사회를 맡은 최영준 KT민주화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10월 28일 박근혜 퇴진 운동이 일어났던 촛불 1년이 됩니다. 박근혜는 구속됐지만 아직 한국 사회에 적폐는 남아있고, 그 첫번째 적폐가 바로 KT 황창규 회장”이라고 말했다.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어제 검찰총장은 적폐 청산에는 대상과 기간의 제한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는 기만이고 허구입니다. 대상과 기간의 제한이 없다면 즉각 KT 황창규 수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수많은 기업들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 즉각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하고 힘차게 연설해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KT 사측의 노조 개입은 악랄하기로 유명하다. 이 날 집회에서도 KT 노동자들은 그간 사측의 노조 선거 개입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KT전국민주동지회 박철우 의장은 “KT에서 노조 위원장 후보 낙점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어용 노조의 위원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회사에 잘 보이기만 하면 된다는 풍토가 내려왔습니다”며 만성적인 KT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했다.
장현일 조합원은 자신이 민주파 선거 후보로 나섰을 때 경험을 소개하며 “사측의 노조 선거 개입은 직원들을 서로 반목하고 부끄럽게 만드는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규탄했다. KT 노동자들은 이번만큼은 사측의 개입을 좌시하지 않고 싸워 KT에 민주노조의 깃발을 꽂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KT 노동자들의 법률 지원을 하는 신인수 변호사는 사측의 악랄한 행태를 조목조목 따지며 문재인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회사 측이 노동조합 위원장 후보를 낙점해서 밀겠다. 이게 과연 어느 시대 얘기입니까? 문재인 정부와 노동청, 고용노동부에 촉구합니다. 이 사건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되지 않는다면 적폐 청산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KT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적폐를 청산할 것인지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이자 시금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중당 윤종오 의원도 집회에 참석해 KT 노동자들과 연대했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하면서 KT는 15년 동안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습니다. 하청, 재하청으로 들어왔던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현장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이제 바로 잡을 때입니다. KT 민주화 투쟁은 대한민국의 노동 적폐를 청산하고 노동가치가 존중 받는 사회를 만드는 발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영화 15년 동안 KT에서는 노동자들 임금이 공격받았고, 비정규직은 확대돼 왔다.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와 노조선거 개입은 이를 실행하려는 수단이다. 이에 맞서고, 노조 민주화를 위해 나선 KT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자. 이 투쟁은 무너진 통신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투쟁이자 통신 재국유화에도 중요한 가교가 될 수 있다.
KT민주화연대는 사측의 선거 개입 중단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농성을 하고, 10월 25일 전국 KT 지점과 지사에서 1인 시위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