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헤쳐나가는 삶

공공기관 선진화가 강요될수록 회사는 선진화될지 몰라도 직원들은 더욱 정체되고 있다.

 산업은행‘신의 직장’에 들어오기 위해 혼신을 다해 공부해 입사했지만
CEO 자리는 나한테 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관료 등 외부에서 CEO와 많은 임원이 내려오고 빨리 승진해 봤자
어서 나가야 되는 상황에서 그저 ‘가만히 있어도 중간만 가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공기업에서는 가장 현명한 처신이 되고 있다.

현재 위치에서 ‘신의 직장’이라는 지위만 누리고 살면 된다는
인식이 공기업에 만연하게 된 이유다.
공공기관의 만성적 문제점인 인사 적체와 낙하산 인사가 직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평균 20∼30년 근속직원 수가 많다 보니 조직의 활기와 유연성이 떨어지고
부서를 이끌 중간관리자급의 정체가 더욱 심각해 한참 성과를 낼 위치에 있으면서도
무사안일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대표적 금융공기업인 산업은행의 중간관리자급은 전체 임직원 중 66%나 된다.

금융공기업의 모 관계자는
중간관리자급의 인사가 적체돼 있기 때문에 일반 직원들은 부장급 승진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
또 중간관리자급도 굳이 승진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에 많은 중간관리자급들이 버티고 있고 또 부장급 중간관리자가 된다 해도
그 이상 올라가기도 부담스럽고 임원이 된다 해도 임기가 짧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선진화 우수 기업으로 꼽히는 신용보증기금은 누구보다
먼저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직원들이 정년까지 직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안정감을 갖게했다.
금융 공공기관들이 겪고 있는 인사적체와 명예퇴직으로 인한
직원들의 불안감 등 인사갈등을 오래전부터 겪은 바 있는
신보는 과감하게 임금피크제를 도입, 직무 안정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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