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협상 기대

KT가 KTF 합병을 계기로 호봉제를 '고과승급제'로 바꾸고 성과급 체제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이석채 KT 회장은 효율과 생산성 향상이 KT의 생명 줄이라고 강조해 왔는데, '인사보수제도' 역시 이같은 방침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T와 KTF 노동조합은 전체적인 임금 하향안이라며 반발해 다음 주 열릴 예정인 KT-KTF 노사 일괄타결 협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KT그룹에 따르면 KT와 KTF 경영진은 두 노조에 호봉제 대신 성과급 체제를 전면 도입하는 내용의 '인사보수제도개선안'을 제시했다.

이에따르면 호봉제가 사실상 고과승급제로 대체된다. 즉 예전 성과급 체제는 사실상 기본급(임금보전성 성과급)성격이었지만, 앞으로는 전사, 부문, 개인별로 성과를 평가해 반영하는 비율이 늘어난다.

각 부문장은 성과급에 대한 차등 폭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며, 영업직의 경우 개인성과급 300%를 적용해 일선 현장에서의 영업활동을 독려한다.

과장 역시 호봉이 아니라 4급4년차 이상 고과에 의해 결정되며, KT 직원의 자녀 대학장학금 중 75%까지 지원됐던 복지제도는 50%로 축소된다.

KT그룹 경영진이 통합인사안을 만들면서 복지제도를 바꾸려는 것은 현재 KT 직원의 평균연령은 47.5세, KTF 직원의 평균연령은 37.5세로 갈리는 등 양사의 복지제도 중심이 고연령 중심과 저연령 중심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경영진의 제안에 대해 KT노조는 고용 보장과 복지 부문 유지에, KTF 노조는 임금 보전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

KT 노조 관계자는 "사측 요구사항과 노조의 요구사항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실무협의를 매일 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KT 노조는 이석채 체제 출범 이후부터 줄곧 고용안정을 핵심 사안으로 요구해왔다"며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세계적 경제위기를 감안해 사측에 임금 부분을 양보해주고 있지만, 복지부문의 저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KTF 노조 관계자는 "복지부문의 경우 KTF에 있었던 매년 100~150만원을 지원해 교육·의료 등으로 쓰게 되는 '선택적 복지'가 없어지는 등 KT와 KTF간 수준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나 임금의 경우 현재 14차례에 걸쳐 나눠받던 임금을 12차례로 바꾸고 나머지 두번(200%)을 성과급으로 돌린다는 것은 KTF 직원들의 전반적인 임금 하락을 가져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따라 KT그룹 경영진이 제시한 통합인사보수제도에 대해 양 노조가 6월 1일까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올 해 12월 31일까지 지난 해 체결했던 각사의 단체협상대로 인사와 보수제도가 운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럴경우 회사는 합쳐졌어도 KT와 KTF 직원들이 서로 다른 인사 및 보수 제도에 적용받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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