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고령층 잡셰어링

정착돼 가고 있다.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이 우리 사회의 한 흐름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잡셰어링 참여 방식은 대체로
기존 직원의 급여 반납이나 신입 직원들의 초임 삭감을 통해 인턴사원을 채용하거나 신규 채용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로 한계고용층인 20대 청년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제는 `오륙도`로 지칭되는 또 다른 한계고용층인 50대 이상 고령층을 위한 일자리 나누기도 생각해 볼 때다. 고령층 일자리 나누기는 요즘 정부가 추진하는 `중산층 살리기`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고령화사회를 맞이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정부는 지난 3월 향후 국정운영 기조로서 기존 `녹색뉴딜`과 함께 `휴먼뉴딜`을 양대 축으로 확정했다. 휴먼뉴딜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산층 살리기`에 맞춰져 있다. 중산층 탈락 방지, 중산층 진입 촉진, 미래 중산층 육성 등 3대 정책과제로 압축된다. 50대 중산층 비중은 타 연령층보다 높아 고령층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중산층을 두껍게 할 수 있다.

중산층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일자리 및 노후에 대한 불안과 과도한 사교육비 및 주거비 지출로 요약될 수 있다. 노후 복지와 육아 지원을 늘리고, 주택공급을 늘려 부동산을 안정시키고 사교육비를 줄여 가계지출을 줄이는 정책도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현 경제위기가 사회불안으로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불안요소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들의 경제적 수명을 연장시켜 노후에도 근로소득 등을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어야 고용 안정을 유지하고 노후 불안을 줄일 수 있다.

50대 이상 고령층 일자리 나누기는 여러 가지 형태로 추진될 수 있다. 영국에서는 직업훈련과 임금보조금제도를 연계한 `뉴딜 50 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령차별금지법에 의거해 채용과 해고, 승진, 급여 등에서 나이 차별을 금지하며 저소득층 고령자들이 지역 및 정부기관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문화에서는 이미 호응을 얻고 있는 잡셰어링과 유사한 개념의 임금피크제가 효과적이다. 임금피크제는 최고 임금수준에 도달한 직장인에게 점차 임금을 줄이면서 대신 정년 또는 고용을 보장하거나 연장하는 제도다.

현재 진행되는 잡셰어링이 주로 초임자에 대한 임금 삭감이라면 임금피크제는 노령층 임금 삭감을 통해 높아지는 고용안정 요구, 고령화 추세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작년 현재 우리나라 임금피크제 도입률(100인 이상 사업장)은 5.7%에 불과하나 일본은 3분의 2 이상 기업이 임금피크제를 활용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임금삭감률 결정, 노사합의, 도입 대상자의 사기문제 등 해결하여야 할 문제가 많이 있다. 임금보전제도의 강화 등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요구된다.

고령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가 낭비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그러나 고령층 문제가 청소년실업 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령층 일자리 나누기는 고령층의 조기퇴직에 대한 유인을 줄이고 근로 가능성을 제고해 이미 고령화사회를 맞이한 우리 사회가 나아갈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다.

휴먼뉴딜이 아직 구체화되고 있지 않지만 고령층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령층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고령층을 사회 경제의 한 주역으로 끌어들이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고령층 일자리 나누기가 `중산층 살리기`와 `활동적 고령화사회`를 이루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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