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상무보급 이상 전원에게 양식 보내며 “29일까지 제출하라”
임원 인사 새해로 미뤄지자 부랴부랴 기존 임원 계약 기간 연장
“황창규 회장이 연임 여부 밝히지 않아 회사 식물상태” 부글부글
임원 인사 새해로 미뤄지자 부랴부랴 기존 임원 계약 기간 연장
“황창규 회장이 연임 여부 밝히지 않아 회사 식물상태” 부글부글
황창규 케이티(KT) 회장
케이티(KT)가 임원 인사를 못해 기존 임원들이 회사와 한달짜리 고용 계약를 맺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황창규 회장이 연임 여부에 대한 공식 발표를 미뤄 경영 일정을 꼬이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이 나온다.
케이티는 29일 상무보급 임원 전원과 고용 계약 기간을 2017년 1월31일까지로 1개월 연장하는 계약을 맺었다.
27일 모든 임원들에게 계약서 양식을 보내주고 서명해서 이날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케이티는 “상무보급 이상 임원들의 고용 계약 기간이 12월31일로 돼 있다.
임원 인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새로 인사발령을 받은 임원들과 고용 계약을 맺어야 하지만,
임원 인사가 늦어지면서 기존 임원들과 고용 기간 연장 계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케이티 임원들은 처음 겪는 일이라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임원은 “농담으로 한달 생명 연장받은 것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도 많다.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임원은 “이미 임원 평가가 끝나 승진·유임·정리 대상이 결정되지 않았겠냐.
공개되지 않았을 뿐 이미 처분이 내려진 셈인데 누가 일을 하겠냐.
사실상 회사 경영이 꽤 오랜기간 식물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 안팎에선 황 회장과 이사회의 무책임한 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팀장급 직원은 “모든 게 황 회장이 연임 여부에 대한 선언을 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황 회장이 회사의 앞날보다 개인의 영달을 먼저 생각해 회사를 망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사회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