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가 연임의사를 피력하는 순간 뇌물의 댓가는 입증된다

‘KT회장 연임 잔혹사’…황창규 회장의 선택은?

황 회장 연임 여부, 늦어도 이달중순까지 결정해야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6-12-09 08:09 송고?|?2016-12-09 12:01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고(연임시도)냐 스톱(연임포기)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KT 황창규 회장의 ‘연임결정’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임기 3개월여를 남겨놓고 있는 시점이어서 늦어도 12월 중순까지 연임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황창규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1년여 후인 2014년 1월 27일 취임했다. 임기는 2017년 정기주주총회까지다. 정기주총은 12월 결산 종료후 3개월 이내로 KT는 매년 2~3월?주총을 열었다.

이에 따라 KT는 후임 인선을 진행해야 한다. KT 정관에 따라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CEO추천위원회’부터 구성해야 한다. CEO추천위원회는 회장 임기만료 최소 2개월전에 구성해야 한다. 2월말 주총이면 이달 말에 구성돼야 하고, 3월 주총이면 1월에 CEO추천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CEO추천위원회가 되는 7명의 사외이사는 모두?황 회장 취임 이후 선임(재선임 포함)됐다. 황 회장이 연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 ‘의결’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석채 전 회장도?CEO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해 연임됐다. 황 회장은 2013년 11월 CEO추천위원회가 구성된지 한달만에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문제는 황 회장이 과연 연임을 결정할 것인가다.

KT는 민영화된 지 14년이 넘었지만 ‘주인없는 회사’라는 특성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령탑이 바뀌는 시련을 겪었다.?이명박 정부 시절 취임했던 이석채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끝내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다. 노무현 정부 때 CEO가 되면서 연임까지 했던 남중수 사장 역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에 검찰조사를 받고 불명예퇴진했다.

황창규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회장으로 취임했다. 정권초에 낙점돼 역대 KT 회장들처럼 황 회장도 박근혜 정부 임기와 궤를 같이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이 때문에 황 회장의 연임을 점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런데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취임 일성으로 “외부 인사청탁을 근절하고 인사청탁이 있을 경우,?처벌하겠다”던 황 회장은 차은택 측근을 광고담당 임원으로 앉힌 것이 밝혀졌다. 최씨 일당은?지난 3~8월 68억원 상당의 KT 광고 7건을 따냈다.

이같은 사실은 황 회장 연임에 걸림돌이 될 것이 뻔하다. 여기에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대통령 거취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황 회장은 거취문제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게다가 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별검사가 본격화되면서 황 회장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된다. 자칫 연임을 시도했다가 야당의 거센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관련업계는 황 회장의 결단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 황 회장은 12월 중순 임원인사를 단행한 이후 본인의 연임여부에 대한 의사를 이사회에게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 임기 막판에 실시되는 이번 임원인사는 변화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권 말에다 최순실 게이트 변수까지 생기면서 황 회장이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임원인사에 앞서 9일 부장급 이하 직원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한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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