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개선으로 말하고 개악으로 듣는다…대안은 헬조선에 조종을 울리는 것

노동개혁, 개선으로 말하고 개악으로 듣는다.

대안은 헬조선에 조종을 울리는 것.


김승호(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


헬조선1)에서는 지금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향해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의 계급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지난 9월 14일 이승만이 위원장이던 대한노총2)을 계승한 한국노총을 압박하여 ‘노동시장 구조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그 직후인 9월 16일 집권 새누리당은 그 야합 내용마저 묵살하고 더 개악된 내용의 5대 노동개혁 입법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정기국회 안에 처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다짐했다.3)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것이 겉으로 말하는 것과는 달리 개선이 아니라 개악임은 긴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고용에서는, 정리해고나 징계해고 아니고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게 하는 것과 더불어 고용을 전면적으로 비정규직화 하는 것이다. 임금에서는, 정기승급제 폐지와 능력급제와 성과급제 도입으로 임금을 최저임금화 하는 것이다.


이런 개악 공세는 총자본만이 아니라 개별 자본 수준에서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 결코 묵과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의식이 부족한 것은 자본이 왜 지금 이런 전면적 노동개악을 추진하는가이다. 집권당 김무성 대표가 표 잃을 각오로, 정권 잃을 각오로 꼭 성사시키겠다며 선두에 나서고 있는 이유 말이다.4)


노동개혁이든 공공, 교육, 금융을 포함한 4대 부문 개혁이든 노동의 요구에서 연원한 것은 없고 모두 자본의 요구에서 연원하고 있다. 혹 청년들의 요구에서 연원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100% 착각이다. 노동개혁이 이루어진다고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제공되고 그 결과 결혼이 빨라지고 출산이 늘어나서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하는 것이 아님은 자본도 다 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감소한다. 이렇게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데 대한 자본의 대책은 이주노동자 수입 확대다. 자본은 벌써 계절노동자와 가사 도우미를 수입하자고 나서고 있다.5) 재벌언론이 불법 이주노동자에 대한 온정을 주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6)


자본은 지금 전 지구적으로 대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이 불황은 2008년 이래 8년째 지속되고 있다. 해마다 회복을 꿈꾸지만 꿈은 이루어지지 않고 불황은 계속 더 깊은 늪으로 미끄러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 “구조”, “구조적”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수요가 “구조적”으로 부족하여 시장이 확대되지 않으며, 투자(즉 이윤을 자본으로 전환)할 곳이 “구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다. 궁여지책으로 정상적인 자본주의라면 이윤추구 영역으로 삼지 않고 공공서비스 영역으로 남겨둬야 할 의료, 교육, 대중교통 등도 모조리 상품화하려 한다. 박근혜 정권이 작년 초 “규제는 쳐부술 원수, 도려내야 할 암 덩어리”라며 규제개혁을 선포한 이유다.


금년에는 노동개혁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시장이 확대되지 않는데다 디플레이션이 다가와 이윤도 늘어나지 않는다. 디플레이션 즉 물가의 전반적 하락은 노동자에게는 실질임금 향상으로 이어져 약이 되지만 자본에게는 이윤 감소로 이어져 독이 된다. 상품의 판매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윤감소 추세에 대한 자본의 대책이 임금 몫을 줄이고 이윤 몫을 늘리는 소득분배 개악이다. 2015년에 박근혜 정권이 노동시장 개혁을 들고 나온 이유다. 자본은 이것들을 뭉뚱그려 구조개혁이라고 하는데, 이는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에도 들어 있다.


이렇게 규제혁파 또는 규제개혁으로 상품시장이 확대되고, 노동시장 구조개혁 또는 노동개혁으로 착취도가 높아지면 자본은 투자를 확대해서 더 많은 이윤을 회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공서비스를 개악하고(질은 저하하고 가격은 높아진다!) 노동조건을 개악한(고용과 임금이 모두 열악해진다!) 대가로 자본주의 경제는 디플레이션으로의 추락을 멈추고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처방은 결국 경제를 회복시키기는커녕 대불황의 원인인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이 과잉생산 문제는 자본주의 경제제도 그 자체에서 연원한다. 자본은 잉여노동을 착취하여 이를 독점적(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으로 전유한다. 이 착취 자체가 과잉생산과 과소소비의 불균형을 낳는다. 노동인구가 추세적으로 계속 늘어난다면 이 문제는 잠시 덮어진다. 노동인구의 증가는 새로운 노동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새로운 상품시장과 투자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노동인구가 증가를 멈추거나 감소하면 이런 호조건은 사라진다.


한때 자본축적에는 자본 자체 이외에 한계가 없다고 얘기돼 왔다. 그러나 이 이론은 21세기 자본주의에 이르러 한계를 드러냈다. 어떤 학자들은 자연생태적인 한계를 지적하지만7) 더 결정적인 것은 인구생태적인 한계다. 자본이 노동에 대해 착취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면 노동자는 어느 지점에서 생명 재생산을 포기한다. 자살하거나 출산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본의 경제학이 내놓은 처방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규제혁파도 노동시장 개혁도 소용이 없다. 4대 구조개혁도 마찬가지다. 노동에 대한 공격은 삶의 질 악화를 심화시키고 이는 노동력 재생산을 더욱 축소시킨다. 3포, 5포로, 5포에서 7포로! 자본축적의 제1법칙은 노동자의 증식인데 이 법칙이 작동하지 않는다.8) 자본은 축적될 수 없는 반면 산업예비군과 구호 빈민은 늘어난다.


이 국면이 지속되면 노동계급의 저항이 확대, 격화되고 자본이 주인인 세상에 조종이 울린다. 노동운동은 손 놓고 그날을 기다리기만 할 것인가? 헬조선에 조종을 울리는 일9)은 후세대에게 떠넘기고 눈앞의 내 안위만 걱정할 것인가?  

 

참고자료 목록


<참고자료 1>


김무성 "정권 잃을 각오로 노동개혁 꼭 성사시키겠다"

연합뉴스 2015/08/08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제주 특강(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8일 오전 제주KAL호텔에서 열린 '2015 제주특별자치도 발전 포럼'에 참석해 특강을 하고 있다.

2015.8.8 khc@yna.co.kr


"국회 선진화법 바꾸고, 국정 교과서 사용해야"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정권을 잃을 각오로 노동개혁을 꼭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 KAL호텔에서 열린 '2015 제주특별자치도 발전 포럼' 특강을 통해 좌파정권이면서 '사회주의를 버리겠다'고 선언한 뒤 노동개혁에 성공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슈뢰더 전 총리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 "정권을 잃을 각오로 노동개혁을 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융개혁, 공공개혁이 모두 노동개혁과 연결된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너무 경직돼 있기 때문에 외국 기업들이 안 들어온다"며 "새누리당은 내년 4월 총선에서 표를 잃을 각오로 노동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노조가 140만명이고, 여기에 4인 가족을 곱하면 600만 표가 날아갈 수 있지만, 표를 의식해서 정치하면 일본처럼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독일 정부는 당시 밀어붙일 힘이 있었는데 현재 대한민국 국회는 밀어붙일 힘이 없다"며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국회 선진화법이 있는 한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며 "이것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한국 경제가 가진 문제는 난치병이지만 불치병은 결코 아니다"며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은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처방들이 국민의 고통과 저항을 수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지금 추경도 짜고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지만, 아무리 추경을 해서 시장에 퍼붓더라도 경제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경기 부양 정책과 경제시스템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40년간 한국 경제가 수출 주도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에 의해 성장해왔으나 이제 이 분야에서는 일자리 창출이 한계가 왔다고 진단했다.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 구조를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어 서비스업이 잘 돼야 일자리가 많이 나오는데 정부가 3년 전 국회로 보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야당이 발목잡고 합의해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국내 의료수준과 외국에서 개발되는 첨단 장비를 도입해 우리 국민도 고쳐 드리고 외화도 벌어야 하는데 국내 의료·보건에 관계된 사람들 압력을 받아 야당이 법을 통과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진보 좌파세력에 대해 "우리의 현대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굴욕의 역사'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들에게 부정적 역사관을 심어주는 이런 역사 교육체계를 바꾸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우리 민족사 최초로 자유민주선거를 시행하고,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 체제의 초석을 다진 대통령으로 평가했다. 한국전 때는 외교력을 발휘해 공산화되는 것을 막았고, 한미 동맹을 체결,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킬 수 있게 해줬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의 큰 업적은 평가하지 않고 잘못된 부분만 자꾸 비판해왔다"며 "이제 건국의 대통령으로 제대로 대우해 드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의 좋은 점만 부각시켜 역사적 평가를 하고, 존경해 국민 대통합을 이룰 때가 됐다고도 했다.


<참고자료2>


‘외국인 계절노동자’ 도입…농번기 바쁜 일손 돕는다

- 내년부터 1~3개월 체류 허가

서울신문 9/30일자

내년부터 모내기나 추수 기간 등 농번기에 1~3개월 동안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와 쓰는 ‘외국인 계절노동자’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29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이런 내용의 외국인 계절노동자 제도가 올 하반기 시범 운영된 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지금의 외국인 인력 정책은 중소기업 등 산업 분야에 1~2년 이상 장기 체류하는 제도가 중심이다. 1~3개월가량인 농번기에 일손이 달리는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 힘든 이유다. 그래서 농촌에서는 주로 불법 체류 외국인을 고용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농촌에 외국인 인력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1개월, 3개월 등 합법적으로 단기 체류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수요 조사를 실시해 법무부가 제도를 만들 방침이다. 이미 강원 양구군, 충북 괴산·보은군이 외국인 계절노동자 도입을 건의한 상태다. 이 3곳에서 시범 운영해 본 뒤 내년에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불법 체류를 예방하기 위해 계절근로자 요청, 배정, 근무처 이동, 최종 출국 등 외국인 근로자 이동 경로를 모니터링할 관리·운영 시스템도 만들기로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참고자료3>


[사설] 외국인 계절노동자뿐 아니라 가사 도우미도 허용해야


조선일보 10/1일자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농촌에서 취업하는 조건으로 1~3개월가량의 단기(短期) 체류를 허용하는 '외국인 계절노동자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모내기나 가을걷이 등 농번기 때 외국인 노동자를 한시적으로 투입해 농촌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것이다.


단순 노동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농촌에서도 일손이 절실할 때 일할 사람을 제때 구하지 못해 낭패 보는 수가 많다. 농촌은 노인 인구가 대부분이어서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면 품이 많이 드는 시설 재배 등은 엄두도 못 낸다. 정부가 단기 계절노동자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이렇기 때문일 것이다.


농촌도 일할 사람을 찾기 힘들지만 도시는 도시대로 가사 도우미를 구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도시의 맞벌이 가정이 중국 동포 출신 가사 도우미를 고용하려면 월 150만원 정도가 든다. 적지 않은 부담인데도 가사 도우미를 원하는 가정은 많고 일하겠다는 사람은 턱없이 달리고 있다.

미국은 농업과 식당·청소·숙박업에 부족한 일손을 외국에서 공급받을 수 있도록 1년 이내 단기 취업 비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싱가포르·홍콩·대만은 해마다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수십만명 받아들여 자국 여성들의 육아·가사 노동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를 통해 집안일에서 풀려난 여성 인력이 활발히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내년에 3704만명으로 정점(頂點)을 찍은 후 감소 추세로 돌아서 2030년엔 400만명이나 줄어든다. 그런데도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 인력 취업률은 60%(2011년 기준)에 불과해 OECD에서 꼴찌 수준이다. 고학력 여성 인력이 활발하게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도 가사 도우미 비자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계절노동자건 가사 도우미건 외국인 노동자들이 계약 조건에서 벗어나 활동하는 경우를 최소화하도록 엄격한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참고자료 4>


[기획] "저출산 심각 .. 한국서 나고 자란 아이들 포용 검토할 때"


국적 없는 아이 2만 명 <상> 숨어 사는 그들무국적 아이들 문제 큰 틀서 풀어야앞으로 외국 노동력 확보는 필수한국어·모국어 구사 양국 교류 도움아이 내세워 불법체류 연장 등 우려법무부 "법개정, 국민 공감대 필요"


중앙일보 2015.09.10

 

“한국 정부는 부모의 법적 지위나 출신에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UNCRC)는 2011년 한국 정부에 이런 권고를 보냈다. 유엔이 정한 ‘아동권리협약’을 한국이 1991년 비준하고서도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판단해서였다. 아동권리협약은 ▶모든 아동이 부모의 출신 등에 관계없이 출생신고를 할 권리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비록 부모가 불법체류자라도 아동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권고를 받은 지 4년이 지났어도 한국은 출생신고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출생신고를 받는다는 것은 한국 국적을 부여한다는 의미”라며 “이는 ‘부모가 한국인이어야 자녀도 한국인’이라는 속인(屬人)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법을 고치려면 국민의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이런 국민의 공감대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불법체류자들이 왜 아이를 내세우겠느냐. 더 오래 한국에 머물며 돈을 벌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아서다.


 상황이 이렇기에 한국은 출생 등록을 받는 쪽으로 법을 정비하기보다 일단 법·제도 운용에 융통성을 뒀다. 출입국 관리자가 재량을 발휘하도록 했다. 그래서 국적이 없어도 미성년자는 통상 단속하지 않는다. 미행해 부모를 적발하지도 않는다. 의무교육인 초·중학교는 기본적으로 다닐 수 있고, 고등학교도 교장 재량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교장이나 교사는 학생의 부모가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전문가들은 “이젠 국적 없는 미등록 아동을 받아들이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라고 말한다. 중앙대 신광영(사회학) 교수는 “한국은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여서 외국 노동력을 확보하는 게 필수”라며 “영판 한국을 모르는 노동력을 새로 들여오기보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을 흡수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대 오승환 교수는 “많은 미등록 아동을 강제출국시키면 그 나라에 한국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가 퍼질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앞으로 외국의 우수한 노동력을 끌어오기가 쉽지 않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국적 없는 아이들은 한국어와 모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 두 나라의 경제·문화 교류를 이어줄 잠재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외국인 근로자 지원단체인 ‘아시아의 창’의 이영아 상임이사는 “불법체류 부모와 미등록 아동이 적발되더라도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하지 않고 자녀를 착실히 키우면서 살았다면 이 사회에 이바지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자료 5>


[트렌드 돋보기] '헬조선' 脫出을 꿈꾼다면

조선일보 2015.10.02.

김태훈 문화부 차장


"우리 20·3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보도 어떻게 보셨습니까?… 우리는 과연 어떤 나라에서 살고 있는지 가슴 아프게 반문하면서…." 며칠 전 TV 뉴스에서 아나운서가 한 맺음말이다. 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요즘 청년들이 빠져 있는 절망적인 현실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청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는 데도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지"라는 탄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 우리나라만 유별나게 젊은이들을 사지(死地)로 몰아넣는다는 식으로 상황을 오도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뿐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에서 청년 사망의 가장 큰 이유는 자살이다. 그건 너무도 당연하다. 20·30대 젊은이가 사망했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나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지 질병이나 노환 때문일 리 없지 않은가.

우리 청년들이 처한 상황은 무척 암담하다. 요즘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은 많게는 100장 내외의 입사지원서를 쓴다. 하도 여러 곳에 쓰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진다. 삼성·LG에 지원하면서 '제가 현대에 입사하게 되면…'이라고 자기소개서를 써서 인사 담당자를 쓴웃음 짓게 한다. 일단 여기저기 지원서를 내면서 사진란에 임시로 아기 공룡 둘리나 짱구 캐릭터를 썼다가 실수로 그대로 접수하고 발을 동동 구른다.

이처럼 심각한 구직난에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중첩돼 번지는 유행어가 '헬조선'이다. 장강명씨의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올해 유난히 젊은 층의 주목을 받았다고 해서 읽어 보니 '헬조선 탈출기'였다. 한국이 지옥인 이유를 조목조목 열거하는 주인공의 말에 구구절절 공감했다. 그러나 그가 '여기서는 행복할 수 없다'며 호주 이민을 결행하고 이민 후엔 '내가 어디서 뭘 배우고 일을 해서 남들한테 인정을 받은 게 태어나서 처음이야'라고 한 대목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호주가 과연 구원의 땅일까. 호주에서 5년간 살았던 경험으로 소설집 '캥거루가 있는 사막'을 쓴 해이수씨는 정반대 이야기를 한다. 이 작품 속 이민자들은 유학비 마련을 위해 막힌 변기를 손으로 뚫는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임금을 떼였고, 직장 없이 떠돌다 아내와 헤어진 뒤 절도범으로 전락했다. 구원의 빛을 찾아 '헬조선'을 떠났는데 '헬호주'라는 또 다른 지옥을 만난 것이다.

만성적인 저성장과 청년 취업난은 오늘날 선진국 대부분이 빠져 있는 지옥이다. 한국만 헬조선이라면 탈출이 살 길이겠지만 그건 정답이 아니고 청년들을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헬조선을 탈출해봐야 또 다른 지옥이 기다릴 뿐이다. 단테가 신곡(神曲)에서 지옥을 어떤 장소가 아니라 '희망이 없는 곳'이라 한 것도 그런 이유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답은 이 땅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곳에다 지옥이라며 침을 뱉거나 자조(自嘲)할 게 아니라 '파라다이스 조선'으로 만들기 위한 희망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한다. 청년과 기성 사회가 함께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참고자료 6>


[사설] 공무원, 低성과자 해고와 함께 임금피크制도 도입을


조선일보 10/3일자


인사혁신처가 1일 무능(無能) 공무원 퇴출 방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중앙 부처 1~3급 고위공무원단 1500명 가운데 성과 평가에서 두 차례 최하위 등급을 받거나, 한 차례 최하위 등급을 받고 6개월 이상 무(無)보직 처분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공무원 적격 판정을 실시해 부적격으로 결론난 사람은 직권 면직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난달 노사정위원회에서 일반해고 요건 완화와 임금피크제 도입의 핵심 사안에 대타협을 이뤘을 때 "일반 기업 근로자들은 고용과 임금의 기득권을 포기했는데 공직 사회는 무풍(無風)지대냐"는 비판이 나왔다. 공무원들은 아무리 무능해도 60세 정년까지 월급이 깎이는 일 없이 자리를 보전하는 걸 지적한 것이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그런 국민 비판을 의식한 '성의 표시'로 여겨진다.


그러나 정부는 이미 2006년 공무원법에 저성과 공무원 직권 면직 제도를 규정해놨지만 지금껏 이를 적용해 퇴출시킨 공무원은 한 명도 없다. 공무원 조직의 '제 식구 감싸기' 체질 탓이다. 그걸 봐왔던 국민은 정부의 이번 무능 공무원 퇴출 발표에 대해서도 과연 진심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불성실하고 무능한 공무원을 실제로 솎아내는 것을 보고서야 그런 불신을 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정말 공직 사회 쇄신 의지가 있다면 법이나 시행령에 해마다 일정 수의 무능 공무원을 퇴출시키도록 못박고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장관은 문책해야 한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해선 아무 언급이 없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정부는 노사정 대화에서 "청년 고용 재원(財源)을 마련하기 위해 임금피크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노동자 단체를 설득해 임금피크제 도입 합의를 끌어냈다. 그래놓고는 "공무원은 최고 호봉이 되면 임금이 자동 동결되므로 임금피크제가 필요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임금이 묶이는 것과 임금을 깎아나가는 것이 어떻게 같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정부가 공무원 사회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끝내 외면한다면 '무능 공무원 퇴출' 발표도 눈속임으로 시간을 벌어보자는 꼼수로 볼 수밖에 없다.


1) ‘헬조선’이라는 말은 현재 대한민국이 일제에 의해 망한 조선처럼 지옥 같은 나라라는 의미로 젊은 네티즌들이 사용하고 있는 용어다.

 

 

2) 1946년 3월 10일 결성 당시에는 고문으로 추대되었고, 1946년 9월 총파업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위원장으로 추대되었으며, 1947년 3월 제1차대의원대회에서는 총재로 추대되었다. 『한국노동운동사 해방후 편』, 김낙중.

 

 

3) 20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고, 당·정·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노동개혁 5대 법안을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4) 자료1 참조

 

 

5) 자료2, 자료3 참조

 

 

6) 자료4 참조

 

 

7) 미국의 사회주의 잡지 『먼슬리 리뷰』의 공동편집자인 존 벨라미 포스터 같은 학자가 대표적이다. 그의 저서『생태계의 파괴자 자본주의』가 국내에 번역되어 있다.

 

 

8) 자본의 축적은 단지 불변자본과 가변자본과 같은 물질(thing)로서의 자본의 집적과 집중에 그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자본-임금노동 관계로서의 자본의 축적이다. 이런 “자본 그 자체”의 축적, “생산관계로서의 자본”의 축적의 첫째 요소는 근대적 노동자인 프롤레타리아의 증식이다. 그 둘째는 상대적 과잉인구 즉 산업예비군의 증대이다. 이에 대해서 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 7편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9) 10월 2일자 <조선일보>에서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지옥이라는 말에 동의하지만, 헬조선을 탈출해 봐야 또 다른 지옥이 기다릴 뿐이라며, 떠나지 말고 이 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장강명 씨의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에 대해 평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호주 같은 데로 가 봐야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에는 약간의 진실이 있다. 그곳도 자본주의 나라이므로. 그런데 그 <조선일보>에서는 다음날 사설에서 일반 기업 노동자들과 형평을 기하기 위해 공무원들에게도 저성과자 해고와 함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하향평준화 하라는 얘기다. 다른 자본주의 나라의 자본계급과 그들의 대표언론이 헬조선의 이 <조선일보> 같이 천박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료5, 자료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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