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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제반전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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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21일 10:57 오후
정세연구 : 위기는 계속된다
김승호 | seung7427@daum.net
승인 2015.09.21
김승호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대표
경제정세 : 세계경제 대공황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지난 17일(워싱턴 시간) 미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제로상태(0~0.25%)로 계속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에 대해 "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물가상승이 더딤에 따라 고용시장의 추가 개선을 포함해 좀 더 확실한 증거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 보면 중국경제가 주식시장과 실물경제 양면에서 흔들리거나 내리막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자칫하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금융경제와 실물경제 붕괴가 일어날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미국경제가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둔화해 마이너스로 굴러 떨어질지 모르는 디플레이션 위험에서 확실하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준의 이런 결정과 설명은 금년 초 경제전문가들이나 이들의 말을 받아 전하는 언론들이 했던 2015년 경기예측을 뒤엎는 것이다. 그들은 금년에 미국의 성장률이 3%대로 높아지면서 고용이 늘어나고 물가가 상승하는 등 실물경제의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회복을 계기로 하반기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봤다. 이렇게 되면 금융자본은 돈이 돈을 벌지 못하는 이상상태에서 탈출해서 다시 돈놀이로 돈을 버는 정상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이들은 이렇게 미국경제가 회복돼 금리를 올릴 때 신흥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설왕설래했다. 한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달러 유출만 잘 관리한다면 미국경제가 회복될 경우 중국과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날 것이므로 한국경제가 2%대의 저성장을 벗어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곧 3만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희망 섞인 전망을 했다. 그런데 그런 헛된 꿈이 지금 사라져 가고 있다.
통일안보 정세 : 한반도에서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시리아에서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시리아에 전투기를 비롯한 무기와 지원부대를 보냈다. 이슬람국가(IS)의 준동으로 위태로워진 시리아를 돕기 위해서다. 이런 러시아의 군사지원에 대해 미국은 시리아가 아니라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하면서 아사드는 반드시 축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미국의 목적은 공개적으로 설명하는 것과 다르다면서, 미국 주도 연합군이 시리아에서 IS의 위치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들을 공격목표로 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렇게 전 지구적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동북아의 지정학적 상황이 전환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난 9월3일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이날 기념식에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초대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올라 인민해방군 열병식을 참관했다. 1954년 당시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일인 10월1일 북한의 고 김일성 주석(당시에는 수상)이 같은 장소에서 고 모택동 국가주석과 함께 열병식을 참관한 적은 있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행사 참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중국 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시진핑 정권에 대해 종래와 생각을 달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시진핑 주석은 "세계는 평화롭지 않고 '다모클레스의 칼'이 인류의 머리에 드리워져 있다"고 역설했다. 다모클레스의 칼은 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을 말하는 것으로, 절박한 위험을 뜻한다. 전쟁과 관련해 그가 가장 위태롭게 생각하는 곳은 어디인가. 이날 열병식에 한국의 대통령을, 과거에 서로 피를 흘리며 전쟁을 했고 여전히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적대적인 이념을 표방하고 있는 나라의 대통령을 초대해 자신의 왼쪽 바로 곁에 두고 시선을 집중시킨 것을 보면 그의 가장 큰 관심사가 한반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을 배제한 가운데 그렇게 한 것을 보면 무언가 매우 비정상적인 것을 꾀하고 있음을 예감할 수 있다.
한편 그 전날 시진핑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특별오찬을 갖고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조속한' 한반도 통일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고,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발표됐다.
발표의 숨은 뜻을 독해해야 한다. 한반도의 '조속한 평화적' 통일이 북한 정권 붕괴와 한·미·중·러 4개국에 의한 한반도 북반부 분할일 거라는 혐의가 있다. 올해 8월4일 국내 한 방송사는 원자력발전소 자료 등을 유출한 '원전반대그룹'이 이틀 연속 정부기관 문서로 추정되는 자료를 공개했는데, 그 가운데 북한 지역을 4개국이 상호 충돌 없이 분할통제하는 방안에 대한 문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평화적으로 통일한다는 외교적 수사가 실은 미·중 주도의 북한 분할점령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제국주의 침략음모다. 그것은 반드시 큰 전쟁을 불러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