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야바위놀음

???[특별기고]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야바위놀음 / 윤구병

 

등록 : 2014.10.30 18:43수정 : 2014.10.30 18:43

윤구병 농부철학자

앞으로 이 땅에선 큰 싸움판이 벌어질 것이다. ‘미군산복합체’가 뒷돈을 대는 전쟁광들과 세계 평화 세력 사이에 벌어지는 싸움판이다. 박근혜 정권의 ‘전작권’ 회수 포기로 현실화한 미국의 대한민국 군사식민지화는 이 땅을 다시 전면전의 구렁텅이로 몰고 갈 먹구름이다.

 

대한민국 군대는 썩을 대로 썩었다. 웃대가리부터 썩어 들어가 아래까지 차례차례 썩은 감자가 되고 있다. 이들은 평화의 적이다. 전쟁 일으킬 궁리, 쿠데타로 나라 뒤집을 궁리, 군 통수권을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돌려줄 생각은 않고 아메리카 합중국의 한미연합사령관이라는 따까리한테 무작정 떠안길 궁리만 한다. 남녘과 북녘 사이에 사소한 충돌만 일어나도 합참의장이라는 사람은 시간 단위로, 때로는 분 단위로 이 나라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 따까리한테 보고를 하고 ‘어떻게 할깝쇼?’ 물어야 한다. 오죽하면 미국의 군대 서열로 따지면 까마득히 아래쪽에 쪼그리고 앉은 이 따까리마저 ‘뭐 이런 군대가 다 있어’ 하고 짜증을 부릴까. 이 인간들 머릿속에 ‘자주국방’은 아예 없다. 비굴하기 짝이 없다. 박정희 시대도 이러지는 않았다. 국민 세금 7조4000억원을 아직 생산도 안 된 F35A라는 종이 비행기 값으로 갖다 바치는 계약을 맺어 놓고도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이들이 아메리카 합중국의 ‘군피아’들에게 잡숴줍쇼 하고 들이미는 7조4000억이라는 돈은 자그마치 이 땅의 무의탁 노인네 100만명에게 다달이 20만원씩 3년 넘게 나누어 줄 수 있는 액수다. 이 비행기들 들여와서 어디에 쓸까? 명목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쓴다. 참 그럴듯하다. 그런데 대통령은 ‘아셈’ 회의장에 가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거들어 달라고 여러 나라 정상들에게 하소연하고 있다. 이쯤 되면 ‘개콘’치고도 밑바닥을 치는 ‘새까만 우스갯거리’(블랙코미디)다. 미국의 따까리 장군에게 전시작전통제 권한을 통째로 맡겨 놓고 군의 통수권마저 넘겨주어, 손에 쥔 권한이라고는 ‘똥별’을 달아 주는 이른바 ‘인사권’이라는 것만 남아 있는 터에, 그리고 중국까지 겨냥하는 최첨단 무기들을 마구마구 사들이면서 평화를 노래한다?

이러니 대한민국에서 전쟁광들이 제 세상 만났다고 날뛸 수밖에. 그리고 여당이니 야당에 몸담고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이런 꼴을 보고도 입에 재갈이 물려 찍소리도 못 하는 수밖에.

 

이런 생각까지 든다. 미국 국회의원 한 사람당 두 명 이상이 달라붙어 정치자금을 미끼로 구워삶는다는 아메리카 군피아들이 이 나라 국회의원들도 죄다 구워삶아 놓는 게 아닐까? 그러지 않고서야 군 통수권의 알맹이 가운데 알맹이인 전시작전통제권을 제 나라 대통령이 행사하지 못하게 막는 꼴을 어떻게 군말 없이 지켜보기만 하겠는가? 미군이 제멋대로 그어 놓은 해상군사분계선(NLL)을 침범했다고 북녘 배에 실탄으로 총질을 해대고, 김일성 일가를 성범죄자로 조롱하는 ‘삐라’를 무더기로 하늘에 띄워 북녘의 총질을 부르는 이 전쟁광들을 막을 법령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니. 아무래도 미국에 등을 댄 전쟁상인(죽음의 장사꾼)들이 이 땅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 이 나라 국민을 전쟁의 공포에 몰아넣어 의식을 마비시킴으로써 이 군피아들이 얻어낼 이익이 어디 한둘인가. 한·미 군피아들이 짜고 들어 첫째, 대한민국이 중화인민공화국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데 쐐기를 박는다. 둘째, 대한민국의 똥별들을 구워삶아 10년도 안 되어 고철로 바뀔 ‘최첨단 무기’를 마구마구 팔아먹는다. 셋째, ‘전작권’ 반환을 무기 삼아 대한민국을 대중국 전쟁의 전초기지로 바꾼다. 이 모두가 아메리카 합중국의 군산복합체가 저지르고 거기에 대한민국 군부와 방위사업청 따까리들이 맞장구친 결과다. 오바마나 박근혜는 다른 쪽에서는 몰라도 전쟁광들이 설치는 곳에서는 ‘절름발오리’(레임덕)다. 오바마도 박근혜도 군부를 휘어잡을 힘을 잃었다. 남과 북의 평화회담이 제대로 굴러갈 성싶으면 그때마다 딴죽을 걸고, ‘그림자 글쟁이’(고스트 라이터)를 시켜 대통령으로 하여금 엉뚱한 자리에서 엉뚱한 소리를 지껄이게 해서 판을 깬다. 이것은 당사자들의 잘못된 판단이나 미숙한 대응 탓이 아니다. 우두머리가 오판을 하도록 치밀한 계획을 짜고 머리를 갉아먹는 군피아 집단이 뒤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한 나라를 지키는 사람은 군 통수권자도 아니고 군대도 아니다. 그들이 들여오는 값비싼 무기들도 아니다. 국민이 나라를 지킨다. 미국이라는 세계경찰국가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가 한두 곳인가. 그러나, 보라. 베트남전쟁에서 지고 나서도 애꿎은 젊은이들을 돈으로 사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시리아, 그 밖에 아프리카를 비롯해서 세계 곳곳에 최첨단 무기를 손에 들려 들여보냈지만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나? 없다. 심지어 노근리에서 그 많은 민간인들을 애 어른 가리지 않고 학살한 ‘코리안 워’(한국전쟁)에서도 미국은 이기지 못했다. 사람들이 듬성듬성 살고 가파른 산들을 끼고 있어서 전략적 가치가 크지 않은 고성, 간성 땅은 빼앗았으나 옛 고려의 도읍지였던 개성까지 내주었다. 그 잃어버린(?) 땅을 되찾는 데 힘쓴 사람들은 총칼 든 군대가 아니다. 남녘과 북녘의 평화 세력이 그 일을 해냈다.
 

?앞으로 이 땅에서는 큰 싸움판이 벌어질 것이다. ‘미군산복합체’가 뒷돈을 대는 전쟁광들과 세계 평화 세력 사이에 벌어지는 싸움판이다. 박근혜 정권의 ‘전작권’ 회수 포기로 현실화한 미국의 대한민국 군사식민지화는 이 땅을 다시 전면전의 구렁텅이로 몰고 갈 먹구름이다. 머지않아 대한민국은 미국이 노리고 있는 대중국전쟁의 전초기지로 탈바꿈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 미국이 국지전을 벌인다면 그 국지전이 일어날 곳은 한반도이고 그렇게 되면 이 땅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누구보다 먼저 전쟁광들이 아메리카 합중국에서 보내는 비행기에 오르겠지. 지난날 베트남이 쑥대밭이 되었을 때 그 나라를 말아먹은 허울만 그럴듯한 베트남 똥별들이 그러했듯이.
 

이제 온 세상 평화세력들이 어깨를 겯고 나서야 한다. 국제 평화연대의 튼튼한 그물 속에 전쟁광들을 가두어 아메리카 합중국에서 멀지 않은 태평양 가운데 있는 조그마한 섬에 실어 나른 뒤에 지네들끼리 치고받게 해야 한다. 곁에서 부추기지 않아도 된다. 밥 먹고 하는 짓거리라고는 그 짓밖에 없었으므로 가만히 놓아두어도 서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죽이고 죽을 것이다. 어쩌다 뒤늦게 철들어 쌈박질 그만하고, 어린 전쟁광들, 이를테면 새로운 ‘서북청년단원’을 길러낼 목적으로 전쟁대학이라도 세우자고 뜻을 모으게 되면 ‘대북 전단 살포’라는 시시한 짓에 앞장서고 있는 부산의 머시기 대학교 철학 교수 최 거시기 같은 사람을 총장으로 모시고, 김구 같은 온건 우파 인사마저 ‘종북좌파’로 모는 이 간나 같은 사람을 그곳 국영방송 이사장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겠지.
 

참고삼아 전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이 <프레시안> 기자와 인터뷰한 내용 가운데 들어 있는 남녘과 북녘의 군사비를 밝힌다.(2010년 기준이다) 대한민국이 지출한 군사비 225억7000만달러.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지출한 (것으로 남녘이 추정한) 군사비 8억1000만달러. 북녘의 군사비보다 서른배쯤 더 많은 이 국민의 세금은 다 어디로 샜을까? 그때 남녘의 국가 총예산은 1740억달러였는데 북녘의 국가 총예산이 52억달러였다고 하니, 북녘에서 국가 총예산을 모두 털어 군사비에 돌렸다손 치더라도 대한민국 국방비의 4분의 1도 채 안 되는 꼴인데, 그 돈 다 어디에 썼길래 대한민국 국방부는 미국에 기대지 않으면 우리가 진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제발 우리를 불쌍히 여겨 달라고 싹싹 빌까?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윤구병 농부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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