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일하는 방식’ 확 바꾼다

최근 KT 목포지사의 한 영업사원이 인터넷TV(IPTV)인 쿡(QOOK)TV 상품을 팔기 위해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직접 요리사 복장을 하고 자장면을 만들었다. 자장면을 조금씩 나눠 주자 어린이들과 엄마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었다. 옆에 준비한 TV에는 만화나 엄마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교육 프로그램을 틀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얼핏 간단해 보이지만 이런 방식의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요리사 복장이나 재료 등의 준비물은 물론 자장면 만드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이미 성공한 영업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KT의 다른 영업사원들이 따라하기 어렵다.

KT는 새로 도입하는 업무관리시스템에 이러한 사례의 모든 세부사항을 기록하게 했다. 군대 취사병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자장면을 만든 이 영업직원이 자장면을 만드는 방법과 영업 기술을 등록하면 다른 직원들이 보고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혁신을 계속해 온 KT가 16일부터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실험을 시작했다. 사내 포털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관리가 안 되고 기록도 남지 않았던 다양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새로 도입한 시스템은 ‘위드(WITH·Work Innovation to High Performance)’로 모든 업무는 △업무지시 △처리 △보고 △승인 △평가 등 5가지의 정형화된 형태로 이뤄지게 된다.

임직원들은 항상 세부사항을 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개인의 머릿속에만 있던 노하우를 서로 나눌 수 있고 인수인계도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업무 투명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 시스템을 스마트폰과 연동해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KT는 위드를 통해 직원들에게 명확한 목표를 부여하는 한편 성과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에 관여한 KT 김홍준 차장은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수시 평가로 바뀌면서 매번 객관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어 인센티브를 공정하게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기능도 강화했다. 프로젝트 이름을 클릭하면 수행 팀원 및 기간, 팀원들이 서로 주고받은 e메일과 메신저, 프레젠테이션 파일까지 한꺼번에 찾아볼 수 있다. 모든 기록은 중앙 서버에 저장되며 검색을 통해 온라인으로 볼 수 있다.

프로젝트 수행 과정도 모조리 기록돼 사소한 정보들도 공유된다. 예를 들면 A라는 동네에서 영업을 하려면 통장보다는 부녀회장을 공략해야 한다든지, 그 부녀회장의 자녀가 어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KT 관계자는 “제조업은 제품으로 가치가 결정되지만 서비스업은 사람으로 결정된다”며 “KT는 전국의 수천만 명 고객을 대상으로 3만1000명의 임직원이 서비스업을 수행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성과가 상향 평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