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대란

금융위기와 인구고령화 영향 등으로 지난해 25∼49세 청·장년층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15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활동 핵심 연령층인 이들의 취업 감소는 내수 위축, 생산성 하락 등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취업자는 2350만6000명으로 1년 전의 2357만7000명보다 7만1000명 감소했다. 이에 반해 25∼49세 취업자는 1495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27만3000명 줄었다. 25∼49세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66만7000명이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전체 취업자에서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3.6%로 2008년의 64.6%보다 1.0% 포인트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청·장년 취업자 수가 대폭 감소한 것은 금융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신규 채용을 줄인 영향이 컸다. 또 전반적인 고령화 현상도 청·장년 취업자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우리 경제가 생산성이 높은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한 데다 제조업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현장에서 활발하게 생산력을 발휘하는 이 연령대 취업자가 이처럼 감소하면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생산현장 노쇠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취업자 감소는 가계 소득과 소비 감소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특히 이 연령대는 소비 활동이 왕성한 시기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노동연구원 허재준 노동시장·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정책 목표를 여러 가지로 나눠 고용시장에서 도태된 사람이나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지위에 맞게 지원 대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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