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기지도 인터넷 터진다

남극에 우리 인터넷을 설치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현지 연구 활동이 강화된다. 현재 남극은 지역 특성상 유선을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인공 위성을 통해 인터넷과 전화를 사용한다. 세종기지의 경우 6년 전부터 칠레의 텔맥스라는 통신 회사에 돈을 주고 인터넷과 전화를 빌려 쓰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 속도가 380Kbps에 불과, 너무 느려서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전화비 또한 타국 통신업체를 이용하다 보니 비싼 편.

인터넷은 주로 세종 기지의 연구 결과를 실시간으로 인천에 있는 극지연구소와 미국 지질조사소 세계관측망에 보고할 때 사용한다. 원칙은 실시간이지만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 보니 불통이 될 때가 많고 사진 등 용량이 큰 자료는 아예 보낼 엄두를 내지 못한다. "남극에서는 한국이 IT코리아가 아닙니다. 약 50개국 기지 가운데 세종 기지의 인터넷 환경은 우루과이, 아르헨티나보다 느린 하위권입니다. 중국 기지도 지난해 차이나텔레콤에서 위성 인터넷을 설치, 인터넷 속도가 세종 기지보다 2배 이상 빠릅니다."

세종기지에 설치된 아리랑 인공위성 관측소를 대전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원격 관제할 때도 인터넷을 이용한다. 여기에 진 대장을 포함 17명 대원들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원격 화상진료 시스템 또한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 하지만 서울 고대병원과 연결된 원격화상진료시스템은 인터넷 속도가 느려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1월에 모든 것이 달라진다. KT에서 인공 위성을 거치는 무선 인터넷을 설치하면 속도가 2Mbps로 지금보다 3, 4배 이상 빨라진다. 용량이 큰 자료 전송 및 대원 가족들과 인터넷을 통한 화상통화, 원격 화상진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돼 대원들의 부담을 한결 덜 수 있다.

이를 위해 KT는 12월에 남극을 향해 출항하는 우리 나라 최초의 쇄빙선 '아라온'호에 무선 인터넷 기지국 장비를 실어보낼 예정이다. 쇄빙선은 남극에 머물며 무선 인터넷 및 인터넷 전화를 위한 이동 기지국 역할을 한다. KT가 돈벌이도 안되는 남극 인터넷 지원 사업을 하는 이유는 국격에 도움이 된다는 이석채 KT 회장의 판단 때문이다. 이 회장은 최근 남극 인터넷 지원 사업을 결정하면서 "극지에서도 빠른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국가 이익 및 IT코리아의 위신을 높일 수 있는 일"이라며 관련 부서를 독려했다.



현장의 목소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