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 KT號’ 키 잡은 이석채…파도 헤치고 순항할까


추진력ㆍ기획력 겸비 엘리트 관료 출신…

이미지 회복ㆍKTF와 합병 등 주요현안 산적

8년째 매출은 11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통신시장에서 라이벌은 날로 기세등등하다. 수장도 비리 의혹으로 결국 회사를 떠났다. 30여 년 동안 국내 통신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KT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1981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KT에 이석채(63)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구원투수로 돌아온다. KT 사장추천위원회는 신임 사장 후보로 이 전 장관을 단독 추천했다. 세상은 그가 ‘난파선’ KT호를 살려낼지 지켜보고 있다.

사장 내정자가 된 그는 김영삼정부 시절 농림수산부 차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등 요직을 거친, 대표적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 10년여 만에 KT의 수장으로 IT업계에 복귀하게 되는 셈이다.

그에게는 항상 ‘추진력’과 ‘기획력’이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결단력 있게 사업을 밀어붙이는 뚝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이다.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을 상용화했다.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국내 정보화 교육의 큰 축을 담당한 정보화기획실을 신설하는 등 정통부 조직 확대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혁신이 필요한 KT의 변화를 주도할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위기의 KT호’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IT 및 통신산업에 대한 전문성도 갖췄다.

한때 잘 나가던 그였지만, 우여곡절도 있었다. 개인휴대서비스(PCS) 선정 비리라는 잡음에 휘말리기도 했다. 결국 다년간 법정 싸움을 통해 결국 무죄 판결을 얻어내며 명예를 회복했다.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는 그야말로 최대 위기 상황이다. 성장세도 멈췄다. 신성장사업은 당분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남중수 전 사장이 비리 의혹으로 회사를 떠나면서 기업 이미지와 직원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이 사장 내정자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KT의 실추된 이미지 회복, KTF와의 합병, 신성장동력 육성 등 주요 현안을 조속히 풀어 나가야 한다.

이 사장 내정자는 내년 1월 임시주총에서 주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사장으로 공식 선임되기 전부터 그는 외부에 사무실을 두고 업무 현황을 파악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는 말을 아끼면서도 “통신산업과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 사장 내정자가 어떤 해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T의 경영을 정상화하고, 각종 현안을 신속히 처리해 나갈지 주목된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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