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 펌)LG 3형제 ‘신바람 인사’.. KT·KTF ‘칼바람 인사’

'호(好)실적 있는 곳에 승진이 있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연말인사를 앞둔 통신업계가 전년대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신상필상(信賞必賞)'의 인사원칙이 지켜질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년에 극심한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내수업종인 통신업계의 어려움이 점쳐지면서 인사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의 비리의혹과 구속사태로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KT와 KTF는연말 인사를 사장 선임 이후로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KT의 경우, 현재 정관 문제로 인해 사장 인선작업이 상당기간 늦춰지면서 연내 선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KT사장추천위원회는 정관을 수정 여부를 아직도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기존 정관을 유지한 채 외부 인사가 차기 CEO로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T의 사장 선임이 완료될 경우, 자회사인 KTF와의 합병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재신임된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등기이사 임기인 3년 가운데 1년을 마친 상황이어서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SK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03년 글로벌 사태로 인해 표문수 전 SK텔레콤 사장이 중도에 퇴임한 것을 제외하고는 3년 등기이사가 임기 도중에 퇴임한 사례가 없다"며 김 사장의 유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창하고 있는 속도와 변화경영을 위해 올해 초부터 SK텔레콤, SK에너지, SK네트웍스 등 주력 계열사에 도입한 사내독립기업제도(CIC)는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CIC도입으로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조직의 유연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린바 있다"며 "SK텔레콤의 4개 독립 사업부문 가운데 전사전략 및 지원부문(CMS)사업부문을 각 독립사업부문으로 흡수통합하는 사업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CMS의 인사, 재무, 회계 인력을 연말까지 각각 △국내이동통신사업 부문(MNO 비즈 컴퍼니) △글로벌사업 부문(글로벌 비즈 컴퍼니) △컨버전스 및 인터넷사업 부문(C&I 비즈 컴퍼니)에 재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그룹의 통신 3사인 박종응 LG데이콤 사장, 이정식 LG파워콤 사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등 3사 CEO들은 모두 2006년에 대표이사에 올라 통상 3년인 임기가 아직 남아 있는 데 다가 세 명 모두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해 교체 보다는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LG데이콤의 경우 박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 공석인 사장에 관료 출신 외부 인사가 들어올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으나 회사측은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그룹 사장단에서 부사장급인 이 사장(LG파워콤) 및 정 사장(LG텔레콤)은 사장급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 3239억 원을 올린 LG텔레콤의 경우, 지난 3분기까지 3000억 원이 넘어서면서 최대실적이 예상돼 사장급 승진이 무난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 두 사람 모두 대표이사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사장급 승진은 큰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내년 통신시장 약진을 위해 계열사간의 통합 내지는 시너지 효과를 위한 사업부문 개편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데이콤과 파워콤간 합병설에 대해서도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다.

올해 SK텔레콤에 인수된 SK브로드밴드 조신 사장은 회사 피인수 후 개인정보 유용 사태라는 최대 경영위기를 잘 넘겼고, SK그룹으로의 합류를 매끈하게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내년에도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TV(IPTV) 가입자도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계열을 제외한 SK와 LG계열 통신사들의 인사 및 조직개편은 그룹의 미래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만큼 그룹의 입김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의 계열사 들이 현재 그룹의 인사 방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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