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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5년 11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들이 경찰의 폭력진압 과정에서 고 전용철씨가 숨지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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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11월 여의도 농민대회 중 일어난 경찰의 폭력 진압과 관련해 검찰이 의경 3명을 기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4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농민단체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0월 14일 고 전용철, 홍덕표씨 등 농민이 사망한 3년 전 농민대회의 폭력진압 책임을 물어 의경 정아무개· 박아무개·류아무개(이상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제1기동대 1중대 소속)씨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과 경찰관직무집행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 3명은 2005년 농민대회에 참석한 윤철중(44)씨를 진압봉과 방패로 집단폭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폭행으로 윤씨는 안면골절 등 상해를 입었고, 이듬해인 2006년 5월 농민단체 다른 회원 2명과 함께 경찰을 고소했다. 검찰은 수사 착수 2년 만에 의경 3명을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하지만 윤씨 등이 고소한 피의자들 중 경찰 지휘부 5명에 대해서는 검찰이 전원 무혐의 처분을 내려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폭행 당사자인 의경들은 전역 이후에도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데, 정작 폭행을 현장 지휘한 이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씨 등이 고소한 지휘관 5명은 허준영(전 경찰청장), 이기묵(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최광식(전 경찰청 차장), 김동민(전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 이종우(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장) 등이다.
폭력 진압 지휘관은 지방청장 승진... 의경만 책임있나
24일 검찰의 '사건처분결과증명서'에 따르면,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지휘관 5명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피의자인) 의경 정아무개씨 등 3명과 허준영 등 피의자 5명의 공모관계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준영 전 경찰청장과 이기묵 전 서울청장은 지난 2005년 12월 '농민 사망'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 폭력 진압의 지휘 책임을 일부나마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의경들만 기소한 채 지휘관들에게는 면죄부를 줬다.
더구나 사퇴한 두 사람과 최광식 전 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지휘관들은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영전을 거듭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농민 두 사람이 사망한 농민대회 폭력 진압의 책임자였던 이종우 경무관은 비난 여론에 밀려 잠시 직위해제 됐다가 이듬해인 2006년 강원지방경찰청 차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그는 경기지방경찰청 4부장을 거쳐 올해 3월부터 경기지방경찰청 1부장을 맡고 있다.
김동민 전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 역시 올해 3월 치안감으로 승진해 충남지방경찰청장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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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전농 등 농민단체들이 경찰청 앞에서 지난 2005년 농민대회 폭력진압 경찰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 오마이뉴스 김영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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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탓에, 윤씨 등 피해자들은 의경 3명에 대한 기소 방침을 받아들이면서도 "지휘관들은 다 빠져나갔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급기야 이들은 지난 20일 서울고검에 항고장을 냈다. 이들은 항고장에서 "폭력진압의 책임은 결코 일부 시위진압 대원들에게 전가해 버릴 수 있는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씨 등의 소송을 대리한 장경욱(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이 사건으로 의경은 형사적 책임까지 져서 재판에 회부됐는데, 상관들은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장 변호사는 이어 "경찰 지휘관이 현장에서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폭력을 용인하거나 방조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며 항고 이유를 밝혔다.
전농 등 농민단체도 의경 3명만을 기소한 검찰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24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령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의경에게만 책임을 묻는 재판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당시 과잉진압 지휘 책임경찰의 사죄와 응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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