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김 대표에 KT·MS 간 계약 세부 사항 공개 요구
김 대표가 요구 거부하자 대형로펌 감사 의뢰 추진키로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차기 KT 대표이사(CEO) 선임 절차가 내달 본격화할 예정인 가운데, 김영섭 KT 대표와 KT 이사진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사진들이 KT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이 KT에 불리하게 체결된 것을 두고 뒤늦게 김 대표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T 이사진이 MS와의 세부 계약사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김 대표가 이를 거부하자 KT 이사진은 대형 법무법인에 외부감사를 맡기는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복수의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달말 국정감사가 끝난 뒤 곧바로 차기 대표이사(CEO) 인선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차기 CEO 선임은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사내외 대표이사후보군을 발굴 및 구성하고 CEO 심사 기준에 따라 서류 및 면접 평가 등을 거쳐 대표이사후보 1인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직 CEO인 김 대표는 재임기간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하고, 주가 부양 및 사업 구조개편 등 성과를 거뒀다. 다만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라 윤석열 정부에서 선임된 그의 연임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무단 소액결제 및 해킹 사태까지 겹치며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이다.
김 대표도 전날 국감에서 “해킹사태를 수습하고 나면 사퇴를 포함해 마땅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가능성도 열어 둔 상황이다.
김 대표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KT 이사진과 갈등을 겪고 있단 점도 그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이유다.
KT 안팎에 따르면 KT 이사진들은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했단 지적을 받은 KT와 MS 간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이 KT에 불리하게 체결된 것을 두고 뒤늦게 김 대표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대표에게 MS 간 세부 계약 사항을 이사진에 공개할 것을 요구했지만, 김 대표가 이를 거부하자 모 대형 법무법인에 외부감사를 맡기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한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MS 계약 건 관련 이사회와 김 대표가 충돌했고, 이사회가 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현 이사회에선 국감이 끝나는 대로 CEO 공개모집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계약 과정에서) MS가 KT로부터 4500만달러가량 사기로 한 것들이 있는데 언제, 어떻게 사겠다는 구체적인 조건이 없다고 한다. KT가 MS에 1조원가량을 지급하고 역으로 MS에서도 금액을 받는 시스템인데 언제 받을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단 것”이라며 “그래서 이사회에서도 이제 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