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자격 상실” vs “정족수 문제없다” 팽팽
20일 법원 결정 따라 새 대표 선임 절차 판가름 나

16일 업계에 따르면 조태욱 KT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KT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23일에는 조 전 이사 및 이사회 관련 책임자들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형법상 업무방해, 사기,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가처분은 본안 심판 전까지 법원이 임시로 효력을 내도록 하는 절차다. 조 위원장은 자신이 KT 주주이자 차기 대표이사 공개모집 절차에 지원한 후보자라는 점을 들며 이사회 결의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가처분 결과는 20일 나올 예정이다.
대표 선임 절차 논란…쟁점은 이사회 구성 적법성
심리 대상은 ▲2025년 11월 4일 이사회 결의(이사회 규정 개정 및 대표이사 공모 절차 개시)와 ▲2025년 12월 16일 이사회 결의(박윤영 전 사장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 확정)다.
쟁점은 이사회 구성과 박 후보 선출 과정이 정당했느냐다. 조 위원장 측은 조 전 이사가 2024년 3월 26일 상법에 따라 사외이사 자격을 상실했음에도 이사회에 참석해 권한을 행사한 것에 대해 “권한 없는 자가 참여한 위법한 결의”라고 주장했다. 대표이사 후보 압축과 최종 확정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쳤기에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다는 논리다.
조 전 이사는 KT 최대주주인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제철 사외이사와 KT 사외이사를 겸직해 이해충돌 논란에 휘말렸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반면, KT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T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조 전 이사는 박윤영·주형철·홍원표 후보가 경쟁한 최종 심층 면접과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종 후보 선출은 7명의 사외이사만 참여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조 전 이사가 관여한 단계는 7명의 후보군을 3명으로 추려내는 과정이었다. 한 회사 관계자는 “‘탈락 후보 4명을 써내는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됐는데 조 전 이사 표를 배제하더라도 결과엔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용되면 ‘비상 경영’…기각되면 ‘정상 선임 절차’
만약 가처분이 인용되면 KT는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이사회 결의가 효력을 잃으면서 경우에 따라 CEO 선임 절차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주주총회 안건 상정과 소집 절차에도 문제가 생긴다.
한영도 K-비즈니스 연구포럼 의장(전 상명대 교수)은 “법원에서 가처분을 인용하면 김영섭 현 대표 임기가 끝나는 시점(3월)부터 KT는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며 “CEO 공백기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T가 과징금과 가입자 이탈 등으로 KT가 입은 피해가 7000억~1조원인 상황에서 이를 수습해야 할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되면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기각되면 새 대표 선임 과정에 장애물이 사라지게 된다. 예정된 일정에 따라 선임 절차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 변호사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본안 소송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이 경우 박윤영 후보의 대표 선출도 문제없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 로펌 소속 변호사는 “현재까지 보도된 것을 놓고 볼 때 KT 이사회가 절차적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돼 법적 문제가 커질 가능성은 낮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