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생활교육원 양현당의 장두석(75) 원장 |
‘병은 없다’ 펴낸 민족생활교육원 장두석 원장
병원, 환자에게 치유주권 빼앗아
‘사회-개인건강 직결’ 사회운동 열심
“짜고 맵게 먹어라” 독특한 지론도
“병은 없다.”
전남 화순에서 민족생활의학 실천교육에 힘을 쏟아 온 민족생활교육원 양현당의 장두석(75·사진) 원장의
평소 지론이다.
얼마전에 낸 그의 책 제목도 <병은 없다>(아카데미아)였다.
“병이 나지 않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일단 병이 나서 치유를 해야 한다면, 그 핵심은 ‘스스로 낫는 것’이다.
네 병, 네가 고쳐라는 얘기다.”
장 원장은 치유의 주체는 아픈 사람 자신이 되어야 하는데 그 의권(醫權)을 도우미 구실에 그쳐야 할 의사들이
빼앗아 주인행세를 하며 의료행위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뒤집힌 현실을 “말도 안 된다”며 비판했다.
“스스로 서야 한다. 병원에 기대면 평생 약주머니 달고 살게 된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몸은 쓰면 쓸수록 강한 정신력이 나온다. 고정관념 버리고 마음을 열면 새 세상이 열린다.”
장 원장이 ‘병은 없다’고 보는 이유는, “서양의학이 병이라고 부르는 것이 음양의 부조화 등으로 인해
균형과 질서를 잃었을 때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자연치유력이 작용하고 있는 상태일 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병은 곧 증상이요, 증상은 곧 치료법”이며, “잘못된 생활을 바로잡으라는 자연의 경고요,
몸의 반성적 자기발로”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잘못된 생활을 바로잡으면 서양의학이 말하는 병,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병은 낫는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장 원장의 민족생활의학은 곧 바른생활건강법이다.
그런데 바른생활건강은 개인의 힘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분단과 제국주의, 사회·경제의 모순, 반자연 병을 넘지 않고서는 어떠한 질병도 근원적으로 다스릴 수 없다.”
심신건강은 사회건강과 직결돼 있다는 것이다.
장 원장이 민주화, 통일, 노동, 농민, 환경, 전통문화 운동 등 사회운동의 선두에 서다 여러차례 고초를 당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1970년대 신협운동과 양서조합운동의 주역이었다.
또 한 가지 빠뜨릴 수 없는 그의 독특한 지론 중의 하나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짜고 맵게 먹어라”는
것이다.
“서양의학 맹신자들이 싱겁게 먹어라고 하는데 많은 병이 그 때문에 생겼다.
소금, 고추장, 신김치만이 염증을 잡을 수 있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물을 많이 마실 수밖에 없다.
그러면 피가 맑아지고 순환이 잘 된다. 짜게만 먹어도 웬만한 병은 낫는다.
맵게 먹으면 땀도 나고, 눈물구멍도 트이고, 열이 난다. 열이 올라야 사람이 산다.”
하지만 아무 소금이나 먹어도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공업용이 아닌 좋은 소금, 간수를 빼고 정화한 천일염이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전통 장독대도 꼭 있어야 한단다.
그렇다고 그가 서양의학을 무조건 배척하는 건 아니다.
“서양의학은 외과적 수술과 응급조치에 큰 장점을 갖고 있고 전염성 질환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
못된 것은 전부 약물에 의지하는 것이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