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데일리] 사상 최대 ’57조’ 매출, 이통3사의 속사정

사상 최대 ’57조’ 매출, 이통3사의 속사정

신규 가입자 빼앗는 알뜰폰 ‘위협’…5G 보완 비용 증가 부담

국내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3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유례 없는 성장을 거둘 전망이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실정이다. 알뜰폰의 약진 속 신규 가입자 유치가 점점 어려워지는 동시에 각종 5G 서비스 운영 부담이 늘어나는 등 내부적으론 염증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통3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 전망치는 56조8871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전년도 3사가 기록한 합산 매출(55조4977억원)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회사별로 KT 25조6044억원, SK텔레콤 17조3245억원, LG유플러스 13조9582억원 순이다.

이번 역대급 실적 급등은 5년차로 접어든 5G 서비스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2755만명으로 3000만명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LTE 사용자 수(4649만명)와 격차를 좁히며 명실상부 국내 대표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통신업 사상 최대 성적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이통3사의 고심은 늘어가고 있다. 5G 상용화 이후로도 ‘가성비’를 내세운 알뜰폰이 저렴한 LTE 상품 판매를 중심으로 가입자를 불려가며 통신사의 ‘밥그릇’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례 없는 알뜰폰 강세에 이통3사의 입지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통3사 시장 점유율 구도는 ‘5:3:2’에서 ‘4:2:2’로 굳어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 중심엔 알뜰폰이 있다. 알뜰폰 이용자 수는 지난해 초부터 급격히 증가해 11월까지 220만명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이통3사 신규 가입자 합산 약 170만명을 넘어선다. 자급제 스마트폰 구매 활성화 이후 값싼 LTE 알뜰폰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생긴 변화다.

이로 인해 알뜰폰 이용자 수는 현재 1264만명까지 늘었다.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 2021년 11월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서더니 지난해 8월 1200만명을 돌파하며 거침 없이 늘어났던 셈이다. 이동통신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알뜰폰 비중은 1년 만에 14.0%에서 16.4%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가입자 상승률이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이통사 가입자 규모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1년간 알뜰폰이 통신 3위 LG유플러스와의 격차를 500여만명에서 330만명까지 좁힌 것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의 가입자(1596만명)를 따라잡는 것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다.

국민의 알뜰폰 이용을 장려하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도 이통사들엔 걸림돌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말 알뜰폰 도매대가를 1.61원에서 1.29원으로 약 20% 인하하며 시장을 강화하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도매대가 인하로 알뜰폰의 요금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이용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정부가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통신3사에겐 요금 감면을 주문하고 있는 것도 골칫거리다. 정부가 고물가 시대 민생안정을 위해 가계통신비 인하를 주요 역점 과제로 꼽은 상황에서 이통3사는 5G 중간요금제 개선과 시니어 전용 5G 특화 요금제  출시 등 상품 세분화를 위해 고심하는 상황이다.

이통3사는 정부의 요금 세분화 정책 취지엔 공감하지만 재무 부담 가중을 토로하고 있다. 수익성으로 직결되는 무선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특히 5G 상용화 이후 이통3사는 ARPU 정체기를 겪고 있다. LTE 서비스가 한창이던 2017년 3만5000원을 넘던 이통3사 평균 ARPU는 최근 3만905원까지 내려왔다.

5G 투자 확대도 부담 요소다. 최근 KT와 LG유플러스가 정부의 5G 주파수할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28㎓ 주파수 대역을 반납하는 사상 초유의 조치에 처해 ‘진짜 5G’라 꼽히던 5G 속도로부터 멀어지고, 주파수 운용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서비스 후퇴를 만회하기 위한 인빌딩 솔루션과 전국망 보완 투자가 늘어날 조짐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통3사는 올해 추가 5G 설비투자를 위한 재무적인 압박도 남아있다. 올해 정부는 3.7~4.0㎓ 대역 300㎒ 폭 주파수 추가 배분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해당 대역 주파수 경매가 진행된다면 속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통3사를 상대로 요금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알뜰폰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며 “이통사들이 최근 28㎓ 주파수 취소와 함께 몇 년째 반복되는 품질 이슈까지 더해진 상황이라 실적이 좋게 나오는 것은 단기적인 착시효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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