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KT 먹통’ 전국단위 피해… ‘아현지사 화재’ 규모 넘어서

‘KT 먹통’ 전국단위 피해… ‘아현지사 화재’ 규모 넘어서

입력 : 2021-10-25 18:04:23 수정 : 2021-10-25 18:04:21

피해규모 산정·보상은

아현화재 물적피해만 469억원

당시 고객 110만명 등에 보상
KT “피해조사… 향후 보상 논의”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뉴스1

25일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피해가 발생하면서 향후 피해 보상책에 대한 논의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고는 3년 전 발생했던 KT 서울 아현지사 화재사고 때보다 훨씬 피해 범위가 넓어 보상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기준 KT 이용약관에 따르면 KT는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IPTV(인터넷TV) 등의 서비스 가입 고객이 본인의 책임 없이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이날 발생한 대부분의 접속 장애는 1시간 이내에 해결이 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서비스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오후 2시20분이 넘게 장애가 이어진 경우엔 피해 보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KT는 대규모 네트워크 먹통 사태를 일으킨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사고 당시 개인과 소상공인들이 입은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발표했고, 사회적 기구인 ‘상생보상협의체’를 만들어 피해 고객 110만명을 대상으로 1~6개월치 요금을 감면했다. 또 소상공인 1만2000여명에게 총 7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당시 KT 통신망을 이용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해지면서 음식점, 카페, 편의점 등에서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KT가 추산한 물적 피해액만 469억원에 달했다.

경찰·소방 관계자들이 2018년 11월 25일에 화재가 발생한 서울 충정로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3년 만에 발생한 이날 통신망 마비 사태는 피해 규모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KT 아현지사 화재사건은 서울 강북 지역과 수도권 북서부 등 피해 지역이 제한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전국적으로 네트워크 장애가 나타났다. 특히 이날 사고가 당초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네트워크 장애원인으로 추정됐지만 조사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가 원인으로 파악되면서 KT가 더더욱 사회적 비난과 보상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이날 KT의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이용자보호과를 중심으로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섰다. 방통위 관계자는 “오류 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를 확인한 뒤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의 피해 여부 등을 정확하게 조사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며 “향후 피해가 확인될 경우에는 보상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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