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지하 단칸방 사는 중국동포 등친 KT…1년 통신료 317만원 환급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211회 | 작성: 2021년 7월 10일 10:58 오후지하 단칸방 사는 중국동포 등친 KT…1년 통신료 317만원 환급
중국동포 59살 남 모 씨는 먹고 살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와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지하 단칸방에 홀로 삽니다.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6만원.
골프장이나 양식장 등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남 씨는 항상 생활비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밖에서 식사를 하는 건 꿈도 못꾸고, 대부분의 끼니를 집에서 된장찌개와 국수로만 해결 합니다.
여건상 특별한 취미 활동을 가지기 어려웠던 남 씨가 쉬는 날 주로 하는 건 공원 산책.
그러다 힘들면 앉아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게 그의 유익한 낙입니다.
남 씨도 유튜브로 동영상 시청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 요금 걱정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TV 가요 프로그램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녹화해, 공원에서 그걸 봅니다.
심지어 카카오톡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 씨의 최근 3개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기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동통신 가입자 평균 사용량의 20%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달 요금은 <26만원>이나 냅니다.
한 달 월세가 고스란히 통신비로 빠져나가는 겁니다.
<119만원 ‘듀얼 액정’ 폰에 5G 요금제>
남 씨의 사연은 이러합니다.
2020년 4월 휴대폰이 필요해 서울 광진구의 한 KT 대리점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대리점 직원의 권유로 액정 2개가 달린 119만원짜리 최고급 휴대폰을 구입하고,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5G 요금제에 가입했습니다.
매달 11만원을 내야 합니다.
그나마 여기까진 그러려니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문제는 다음부터입니다.
남 씨가 주로 가는 마트 등 외부에서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아 대리점에 문의했더니, 담당 직원은 수리나 점검을 권유하는 대신 휴대폰을 새 것으로 교체시켰습니다.
이 직원은 3개월밖에 사용하지 않은 119만원짜리 ‘듀얼 액정’ 휴대폰을 반납하게 하고, 일명 ‘보급폰’을 내어줬습니다.
게다가 보급폰에 새 번호를 부여해 신규 개통까지 시켰습니다.
119만원짜리 휴대폰은 어떻게 됐을까요? 중고로 팔아먹었습니다.
그리고 이 번호에 대한 해지도 않고 개통을 유지시켰습니다.
남 씨는 졸지에 휴대폰 두 대 요금을 내게 된 겁니다.
한달 통신료는 11만원에서 20만원으로 뛰었습니다.
<고시원에 기가 인터넷을 설치한다고?>
다시 3개월 뒤, 남 씨는 휴대폰 관련 문의가 생겨 또 대리점을 찾았습니다.
보급형 휴대폰 1대를 사용하면서 2대 요금을 내고 있는 남 씨는 대리점 직원들에게 손 쉬운 고객이었습니다.
그런 남 씨를 직원들이 그냥 돌려보낼 리 없습니다.
이번엔 ‘기가 인터넷’과 ‘IPTV’ 결합 상품을 가입시켰습니다.
당시 남 씨는 고시원에서 살았는데, 인터넷은 물론 유선TV도 설치돼 있어서 KT 결합상품이 필요 없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사연을 KT가 몰랐을까요? 알았습니다.
KT 인터넷 설치기사가 현장에 나가 설치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공유기와 셋톱박스 등 인터넷 관련 장비를 그냥 고시원에 두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개통처리를 하고, 요금 6만원을 내게 했습니다.
20만원이던 통신료는 26만원으로 뛰었습니다.
한국말이 서툰 중국동포를 상대로 KT 대리점 직원들이 사실상 사기를 친 겁니다.
이 사연을 알 게 된 공인중개사는 KT 콜센터에 항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설치는 하지 않았지만, 개통이 되어 있다. 요금을 내야한다” 결국 공인중개사는 MBC에 이 사연을 제보했습니다.
[인터뷰, 공인중개사]
“KT 콜센터도 고시원에 인터넷 설치가 안된다는 걸 알고 있더라고요. 막노동해서 겨우 생활하시는 분인데, 이런분들한테까지도 KT에서 뒤집어씌워서 돈을 번다는 것 자체가..참 한국인으로서 창피하다..”
공인중개사는 대기업 KT의 이런 영업방식에 ‘같은 한국인으로서 창피하다’고 했습니다.
<26만원 굴레서 벗어나다..”나도 당했다” 제보>
취재가 시작되자 KT는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어제 남 씨에게 그동안 부당하게 받아 온 통신료 317만원을 전액 돌려줬습니다.
통신료 26만원의 굴레서 벗어 난 남 씨는 중고폰을 한 대 사서, 데이터 5기가·무료통화 200분을 제공하는 1만 2천원짜리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했다고 알려왔습니다.
통신사들은 그동안 이런 일이 발생할 때면 ‘영업사원의 과도한 의욕 때문’이라면서 책임을 회피해 왔습니다.
기사가 나간 후, <“나도 당했다”>며 여러건의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소비자 상담 센터에 접수된 이동통신 관련 불만 접수는 7천여건, 재작년에는 9천건을 넘었습니다.
이 중 3분의 2가 가입 및 해지 관련 불만입니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구조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추가로 취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