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언택트 수혜 못 본 KT, 지난해 실적 통신 3사 중 가장 부진

언택트 수혜 못 본 KT, 지난해 실적 통신 3사 중 가장 부진

조선비즈 

    입력 2021.02.09 13:09 | 수정 2021.02.09 14:31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3조9167억원, 영업이익 1조1841억원 기록
    언택트 신사업 성장했지만 계열사 부진이 발목 잡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7.4%, 순이익 55.3% 성장

    성장 강화해 올해 매출 25조원 도전

    KT 광화문 사옥 전경. /KT 제공
    KT가 계열사 전체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혜를 보지 못하며 통신 3사 중 지난해 실적이 가장 부진했다. B2B(기업간거래) 등 신사업은 크게 성장했지만, 무선 매출은 소폭 성장하고 특히 BC카드와 에스테이트 등 그룹사 매출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

    KT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3조9167억원, 영업이익 1조1841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무선 단말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매출은 1.7% 감소했으나 서비스 매출은 0.4%, 영업이익은 2.1% 증가한 실적이다.

    이는 SK텔레콤LG유플러스와 비교해 부진한 실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8조6000억원,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 등 전년 대비 각 5.0%, 21.8% 성장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3조4176억원, 영업이익 886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8.4%, 영업이익은 29.1% 증가한 역대 최고 실적이다.

    KT는 먼저 무선 매출을 살펴보면 선방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로밍 매출이 감소했으나,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가 본격적으로 늘면서 전년 대비 1.3% 증가한 6조93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KT는 고객 혜택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연령∙콘텐츠∙사용량 등을 고려한 고객 맞춤형 특화 요금제를 선도적으로 출시하며 5G 가입자 기반을 확대했다. 2020년 말 기준 5G 누적 가입자는 362만명을 기록했다. 후불 휴대폰 가입자 중 25%가 5G를 사용하면서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5G 가입 비중을 나타냈다. 무선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도 통신 3사 중 가장 높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선전화 매출은 전년 대비 7.3% 감소했으며,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초고속인터넷은 서비스 상용화 22년 만에 국내 최초 9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상반기 출시한 기가와이(GiGA Wi)는 언택트 시대 가정 내 공간제약 없이 기가 와이파이 환경을 제공하며 신규 가입자의 약 25%를 유치했다.

    IPTV도 플랫폼 기반 매출 증가로 KT 매출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 대비 7.7% 증가하고, 제휴 확대를 통한 서비스 경쟁력 강화로 가입자 순증세를 지속하며 유료방송시장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컨택트 사업 중심인 주요 자회사가 실적 발목을 잡았다. BC카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여행객 감소 및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4.2% 하락했다. 부동산 사업을 하는 KT에스테이트는 분양 매출 감소와 여행객 감소 영향에 따른 호텔 매출 하락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24.9% 감소했다.

    자회사 중 언택트 수혜를 본 콘텐츠 그룹사 매출은 T커머스 및 온라인 광고 취급고 증가, 음원 서비스 가입자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9.6% 성장했다.

    별도 기준으로만 보면 KT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KT는 지난해 ‘텔코(Telco)’에서 ‘디지코(Digico)’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실제 디지코 성장 사업의 구조적 확장으로 KT 별도기준 서비스 매출이 9년 만에 15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특히 별도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8782억원과 6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4%와 55.3%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성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플랫폼 사업이 이끌었다. B2B 중심인 AI·DX(디지털혁신)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하며, KT 전체 사업영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IDC(인터넷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은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라 2020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K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오픈한 국내 최대 용량의 용산 IDC는 이미 예약률 70%를 달성했고, 클라우드 사업도 공공∙금융기관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AI 콘택트 센터(AICC) 서비스는 대기업, 금융사, 교육기관 등 다양한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블록체인 매출은 코로나19 이후 지역상권 강화를 위한 지자체의 지역화폐 발행량이 증가하면서 2019년 대비 7배 가까이 성장했다.

    김영진 KT CFO(재무실장)는 “2021년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의 확대,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차별화된 방식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그룹 역량을 결집해 성장에 집중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됨에 따라 주주환원을 강화했다. 지난해 5월 강화된 배당정책을 발표한 KT는 1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250원 늘어난 1350원으로 결정하고,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 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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