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KT 경영진, 황창규 회장 보너스 주려고 억지 해석?

KT 경영진, 황창규 회장 보너스 주려고 억지 해석?

 

KT직원들 “구조조정 취지 살려 보너스는 자제했어야” 비판

 

최윤정  |  chy06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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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승인 2015.12.29  11: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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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황창규 회장의 올해 상여금을 놓고 사내에서 말이 많다. KT 직원 중 상당수가 황 회장이 보너스를 6억원 넘게 받아갈 만큼 영업 이익이 개선됐는지 의문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KT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한 직원은 “작년 초에 회장이 취임한 이래 구조조정만 요란했을 뿐 뚜렷한 경영 성과가 없었다. 보너스란 이익이 발생해 주는 것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이사회가 회장 보너스로 6억5000만원을 결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KT 경영진의 생각은 다르다. 황 회장 취임 후 지난 한 해 동안 총 3332억원의 이익을 내 보너스를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경영진과 직원 중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월요신문>은 기업 공시를 분석해 황 회장 보너스의 적정성을 따져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황 회장은 올해 9월까지 총 10억8300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은 것으로 돼 있다. 총 10억8300만원의 연봉 가운데 급여는 4억3000만원, 상여금 6억5100만원, 복리후생금 200만원등이다. 

 

KT가 공개한 상여금 산출의 근거를 살펴보면, 경영성과를 판단하기 위해 ▲매출액, 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회사 정상화, 미래사업 창출 등으로 구성된 비계량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이사회가 기준급의 0~250% 범위 내에서 결정하도록 돼 있다. 이중 2014년 계량 평가는 매출액 17조4358억원 및 영업이익 3332억원(특별명예퇴직에 의한 일시적 인건비 제외) 등이며, 비계량은 ▲무선인터넷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융합형 GiGA 사업 선도를 통한 미래성장전략 제시, ▲고객 최우선경영에 기반한 국민기업 이미지 제고 등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계량 지표 항목 중 영업이익 평가 부분이다. KT는 황 회장 재직 동안 영업이익이 3332억원 발생해 성과급 명목으로 6억510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KT는 단 “영업이익에는 특별 명예퇴직 실시에 따른 일시적인 인건비는 제외한다”고 밝혔다. 

 

KT는 지난해 7194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장에게 보너스를 지급한 이유는 KT 경영진이 회사 적자를 적자로 보지 않고 흑자를 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 지급이 아니었으면 흑자가 났을 거라고 가정한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KT경영진이 황창규 회장에게 보너스를 주려고 실제로는 이익이 나지 않았는데 견강부회식 해석을 하지 않았느냐는 것. 

 

이에 대해 KT 직원은 “직원을 대거 내쫓고 그 비용을 주지 않았으면 이익이 났다고 계산해 보너스를 가져가는 건 억지 논리에 가깝다. 회장이 구조조정을 결단한 건 회사가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일텐데 그 결과로 보너스까지 챙겼다는 건 리더로서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KT 민주동지회 관계자는 “영업이익 산출 방식을 그렇게 한 것은 누가 봐도 궤변이다. 황회장은 통신전문가가 아니다. 취임 후에 구조조정과 매각만 했지 뚜렷한 경영 성과가 없고 권위주의식 경영으로 일관하고 있다. 보너스를 받고 싶으면 직원 모두 납득하는 실적을 내고 받아야 인정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KT는 황창규 회장 취임 후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해서 8300여명을 회사에서 내보냈다. 이로 인해 3만 명이 넘던 직원은 2만 3000여명으로 줄었다. KT가 특별명예퇴직자에게 지급한 금액은 총 1조2300억원이다. 이로 인해 KT는 장부상으로는 분명히 적자가 났다. 하지만 KT 경영진은 대외적으로 영업 이익을 3332억원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KT 직원들은 이런 내부 사정을 잘 알기에 회장의 보너스 수령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다. 

 

KT직원 뿐 아니라 시민단체들도 KT경영진의 계산법에 이의를 제기한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월요신문>과의 통화에서 “KT 이사회의 결정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영업 이익 해석에 자기합리화를 한 측면이 커 객관적인 공감대를 이루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30일 기준 KT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6억4700만원이다.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는 6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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