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출처=KT노동인권센터> |
황창규 KT 회장이 올해 임기 3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최근 KT 직원 사망사건이 또 발생해 회사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특히 사망한 직원들 중에는 돌연사가 많아 업무에서 비롯된 스트레스 때문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31일 KT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최근 KT 직원 1명과 명퇴자 1명이 사망했다. 28일 사망한 KT 직원 오모씨(46세)는 대구고객본부 달서지사 영업팀에서 근무했다. 올해 KT 재직 중 사망한 직원은 오씨를 포함해 모두 6명이다, 6명 가운데 4명은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1명은 졸음운전에 의한 교통사고, 1명은 간암으로 사망했다.
황창규 회장 부임 후인 2014년 4월말 명퇴한 김모씨(53세)도 23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명퇴자 사망의 경우, 김씨를 포함해 올해만 8명이 사망했으며, 총 8304명의 명퇴자 중 22명이 사망했다.
KT는 본사 외에 계열사 직원들도 사망한 사례가 많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사망자 수는 총 16명으로 사망 원인을 살펴보면 ▲돌연사(뇌출혈, 심장마비) 1명, ▲자살 4명, ▲암등 6명, ▲기타 5명이다.
황창규 회장 출범 첫 해인 2014년부터 현재까지 사망자 현황을 살펴보면 ▲재직 중 사망자 30명, ▲퇴직 사망자(58세 이하) 48명, ▲사내도급업체 사망자 1명으로 파악됐다. 사망원인은 ▲돌연사(뇌출혈,심장마비) 26명, ▲자살 7명, ▲각종 암 33명, ▲기타사고 13명으로 총 79명이다.
한 기업에서 짧은 기간 이렇게 많은 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유는 무엇일까.
KT 직원의 잇따른 사망과 관련, 직원들 사이에서는 실적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다. KT 한 직원은 “황창규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첫째도 실적, 둘째도 실적이다. 올해 들어 직원의 사망률이 높아진 것도 황 회장이 기치로 내건 ’연내 기가인터넷 가입자 200만 돌파‘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KT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기가 개통량을 평소 대비 150% 이상 높이고, 주말 휴일 근무에 돌입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출근 시간 또한 사내 방송 ‘KBN’ 시청 시간에 맞춰 8시 이전으로 앞당겼다. KT는 또 실적을 높이기 위해 자사 직원들을 상대로 IoT서비스인 홈캠과 홈매니저(플러그) 판매 프로모션을 연장했다.
KT 직원의 잇따른 사망과 관련, KT 측은 “회사 전체 임직원이 2만3000명이다. 사망자 수가 많아 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 사망 재해율은 동종업종에 비해 낮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산업재해율은 동종업종 평균 0.09%이고 KT는 0.07%에 그치고 있다”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된다. KT 노동인권센터 관계자는 “전체 사망자 수치만 놓고 보면 감소하고 있지만 돌연사 비중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질병에 의한 자연사가 아닌 돌연사가 늘고 있는 현상은 업무 강도와 연관성이 없다고 보기 힘들다. 실제로 KT 직원들 사이에서는 과로사를 우려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라고 말했다.
최윤정 기자 chy06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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