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목) CBS 라디오 진행: 김미화■ 게스트 :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

■ 방송 : FM 98.1 (14:05~15:55)■ 진행 : 김미화■ 게스트 :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

 

 ◇ 김미화> 참여연대가 올해의 의인상을 시상했습니다. 28억원의 피해보상비를 허위로 신청한 법인의 문제를 고발한 분, 학교의 회계부정을 고발해서 혈세 낭비를 막은 분, 이런 분들이 수상을 했는데 유독 눈에 띄는 분이 계시네요. 바로 세계 7대 자연경관 투표와 관련해서 국제전화가 아닌데 국제전화 요금이 부과됐다 이렇게 주장하며 제보했던 분이세요.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 연결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이해관> 예, 안녕하세요.

◇ 김미화> 이번에 참여연대가 시상하는 올해의 의인상을 수상하셨는데 소감 어떠세요?

 ◆ 이해관> 무척 고맙고요. 양심선언한 사람들 사이에 ‘고발은 짧고 고생은 길다’라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잊지 않고 상까지 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미화> 지금 고생 길게 하고 계세요? (웃음)

◆ 이해관> 지금도 가평으로 출퇴근하는 데만 5시간 걸립니다.

 ◇ 김미화> 그 얘기는 잠시 뒤에 차차 나누고요. 어떤 이유로 참여연대가 상을 준 건가요?

 ◆ 이해관> 7대 경관 투표가 전혀 국제전화와 인연이 없는 투표인데 국제전화 요금을 청구하지 않았습니까. 그걸 제가 내부고발하고 법적인 여러 기관에 감사를 청구한 것. 이런 것들이 사회를 투명하게 만든 것이라고 해서 상을 주신 것 같습니다.

 ◇ 김미화> 그때 그런 사실들을 어디에 제보하셨어요?

◆ 이해관> 언론에도 제보했고요. 기자회견도 했고 검찰에도 고발하고 감사원에 감사 청구하고 여러 활동을 했죠.

◇ 김미화> 그런데 KT는 해외서버를 두고 국제망을 이용한 국제전화 방식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 이해관> 그것 참 웃긴 얘깁니다. 지금 스마트폰 사용하셔서 아시겠지만 해외서버에 접속했다고 국제전화 요금을 받는다고 하면 누가 사용하겠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죠. 해외서버를 두고 투표 결과를 전송했기 때문에 국제전화 요금을 청구했다는 것은 전혀 터무니없는 얘깁니다. ◇ 김미화> 총 몇 명이 투표하고 어느 정도의 전화가 행정전화하고 일반시민으로부터 나갔는지 확인이 됐나요?

◆ 이해관> 제주도 행정전화에 청구된 국제전화요금만 211억원 이었다는 것 이외에는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KT가 시끄러워지니까 “우리가 번 돈이 46억원이다. 그리고 그 돈을 제주도 행정전화요금에서 감액을 해줬기 때문에 우리는 돈 번 게 하나도 없다.” 이렇게 주장하는데 믿기 어려운 얘기죠.

 ◇ 김미화> 제가 궁금한 것은, 투표 결과 공개 여부, 제주도가 납부한 금액 이런 것들도 있을 것 아니에요?

 ◆ 이해관> 제주도가 납부한 것도 도의회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것뿐이고요. 민간인들도 굉장히 애국심을 갖고 투표를 많이 했는데 규모나 그에 따른 통화요금 수익에 대해서 KT가 전혀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 김미화> 그때 엄청나게 눌렀죠.

 ◆ 이해관> 유명 연예인들이 홍보대사고 그러셨죠.

◇ 김미화> 독려도 하고 그랬었죠. KT는 행정전화하고 일반전화에서 나온 수익금을 제주도에 기부했다고 해요.

◆ 이해관> 전화요금을 부과했다가 감액을 해줬습니다.

◇ 김미화> 감사원의 감사도 청구하고 검찰조사도 요청하셨다고요?

◆ 이해관> 네, 그런데 지금까지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고소한 지 7~8개월 됐는데 전혀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 김미화> 왜 그럴까요?

 ◆ 이해관> 저도 궁금합니다. 아마 일반 사람들의 사기사건이었다면 금방 처리를 해줬을 텐데 대기업이 관련된 것이라 그런지 굉장히 늦어지고 있습니다.

◇ 김미화> 어떤 걸 감사청구 하셨어요?

◆ 이해관> 일단 KT에서 국제 문자요금이 어느 나라를 하던 원래 100원이거든요. 그런데 이 투표에 대해서만 유독 150원을 받았어요. 왜 이렇게 했는지 밝혀달라는 취지의 청구를 하나 했고요. 그 다음에 검찰에는 제가 한 게 아니라 시민단체들이 했는데, ‘국제전화요금을 부과한 게 사기다’라고 KT 이석채 회장을 고발했죠.

 ◇ 김미화> 아까 하던 얘기를 마저 해보면, 지난 5월에 인사 조치를 해서 집이 안양이신데 2시간 이상 걸리는 가평까지 출퇴근하게 되셨다고요?

◆ 이해관> 네, 그렇습니다. 하루에 출퇴근만 5시간가량 소요되고 있습니다.

◇ 김미화> 어떤 기분 드세요? 왔다 갔다 하시면서.

 ◆ 이해관> 일단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 굉장히 피곤하고요. 이런 생활을 계속해야 하나, 고발은 짧고 고생은 길구나 이런 생각이 절로 나죠. ◇ 김미화> 왜 그런 인사를 했다고 보세요?

 ◆ 이해관> 저는 명백하게 보복인사라고 생각하는데 KT는 가평에 사람이 모자라서 불가피하게 저를 가평으로 인사 조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김미화> 권익위원회에서는 내부 고발자에 대해서 보호조치 결정을 내렸다는데 이건 무슨 얘기예요?

◆ 이해관> 제가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이 문제를 제기했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복인사다. 저를 가평으로 보낸 것은 명백히 보복인사라고 해서 이 사람을 다시 집 가까운 곳으로 돌려보내라는 취지의 결정을 했던 거죠. 그런데 KT가 이 결정을 승복하지 않고 항소를 하면서 지금까지 저를 가평에서 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 김미화> 이해관 위원장님의 역사를 한 번 들어보고 싶은데. 제주도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투표 관련해서 국제전화 요금이 아닌데 국제전화 요금이 부과됐다. 언제 제보 하셨고, 회사에서 어떻게 됐고 어떤 명령을 받으셨는지 얘기 좀 해주세요.

◆ 이해관> 저는 작년 1월 달에 그런 활동을 했고요, 제가 3월 달에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았습니다. 정직을 받았는데 정직을 받은 사유를 제가 노조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석채 회장이 경영을 잘못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많이 했는데 그런 것이 회사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징계를 했고요. 그 징계에 따라서 5월에 가평으로 인사 조치를 했던 거죠.

◇ 김미화> 권익위원회가 내부 고발자 보호조치 결정을 해서 명령을 내렸는데, KT는 불복했나요?

 ◆ 이해관> 예, KT는 불복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 김미화> 행정소송 중이군요.

◆ 이해관> 네, 그렇습니다.

◇ 김미화> 소송 결과를 지켜봐야 되겠습니다만은, 이런 일 겪으면서 ‘가만히 있을 걸’ 하는 생각 안 드셨어요?

◆ 이해관> 그런 생각은 많지는 않았고요. 다만 너무 출퇴근이 힘들다는 생각은 많이 했습니다.

 ◇ 김미화> 가족들은 뭐라고 해요?

◆ 이해관> 가족들 얼굴보기가 참 어려워요. 제가 집에 도착하면 9시 좀 넘게 돼서요. 가족들도 한심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아버지가 돼서 아이들 안 돌보고 저런 쓸 데 없는 일을 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어제 참여연대 의인상 시상식에 아들을 데리고 갔더니 아들이 굉장히 아빠에 대해서 뿌듯하게 생각해서 참 고마웠습니다.

◇ 김미화> 가족의 힘이죠. 아내는 뭐라고 하시고요?

◆ 이해관> 제가 원래 노동 운동을 오래 했기 때문에...

 ◇ 김미화> 응원해줘요?

◆ 이해관> 후원까지는 아니어도 이해는 많이 해주는 편이죠.

◇ 김미화> 말로라도 힘내라는 얘기 해줘요?

◆ 이해관> 네, 그렇습니다.

 ◇ 김미화> 지금 안 봐도 비디오라고 ‘힘드시겠다’라는 생각이 저희도 들어요. 본인도 하실 것 아니에요. 그럴 때마다 어떻게 이겨내세요? ◆ 이해관>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제가 힘들만하면 무슨 일이 생기고 힘들만하면 이렇게 상도 주고 힘들만하면 국회에서 토론회도 열고 이러면서 제가 많이 희망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갈 수 있겠다 하는. 그런 것이 큰 힘이 되고 있죠.

◇ 김미화> 우리 사회에 공익제보를 한다거나 이런 분들이 회사에서 참 어려워요. 잘리거나 학교에서 당하는 왕따도 당하고. 이런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겪으신 분으로서 이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 것 같아요.

◆ 이해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민주화가 대세라고 얘기하는데 경제민주화의 대척점에는 대기업의 탐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사건이 아주 자명한데, 국제전화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전화에다가 국제전화 요금을 청구하는 탐욕스러움이나 그 진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가혹한 인사 보복을 하는 잔인함. 이런 게 왜 우리 사회의 경제민주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참 많이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분이 대통령이 되던 저 같은 양심적인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실질적 조처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미화> 소송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 저희도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해관> 고맙습니다.

◇ 김미화> 힘을 많이 내셔야 할 텐데.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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