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섭 “합의서 잉크도 마르기 전에 분열 꿈꾸나”
작성자: 일당백 | 조회: 2305회 | 작성: 2011년 8월 30일 3:44 오후![민주노동당 장원섭 사무총장](http://archivenew.vop.co.kr/images/c1e8a000473957b8c5d51542c4c75e0c/2011-08/30101431_CHUL3869.jpg)
민주노동당 장원섭 사무총장 ⓒ김철수 기자
실제 협상가들은 그래서 입을 잘 열지 않는다. 모든 것은 합의문에 담겨 있다는 게 보통 이들의 ‘공식’ 발언이다. 그래서 기자에게 갑자기 걸려온 전화는 다소 낯설었다. 민주노동당의 협상 책임자였던 장원섭 사무총장이 인터뷰를 자청한 것이다.
“갑자기 할 이야기가 생겨난 겁니까?”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협상에 대한 평가 때문이지요? 이를테면 민주노동당이 ‘백기투항’을 했다 류의 이야기들?”
“그렇습니다,”
8월 29일 진보신당의 정종권 전 부대표는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8.28 민노/진보 양당의 합의문은 사실상 민노당 당권파의 백기투항이고 진보신당의 기조가 대부분 관철된 합의안”이라고 평가했다. 정 전 부대표는 28일 있었던 민주노동당의 당대회에 대해서도 “민노당 당권파의 패배이고, 민노당 내 비판세력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국민참여당의 진보 통합당 합류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 전 부대표가 협상단의 일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이었다. 장 사무총장이 할 이야기가 무엇일지는 짐작가능했다.
30일 아침 일찍 국회에서 만난 장 사무총장은 “당 대회에서 (의결정족수인) 2/3를 넘길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던 진보신당 협상단이 우리(민주노동당)당 대회가 끝나자마자 ‘백기투항’ 어쩌고 하는 것은 민주노동당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참여당 합류 문제는 상층끼리 앉아서 처리할 문제 아니다”
![민주노동당 장원섭 사무총장](http://archivenew.vop.co.kr/images/c1e8a000473957b8c5d51542c4c75e0c/2011-08/30101315_CHUL3905.jpg)
민주노동당 장원섭 사무총장 ⓒ김철수 기자
그는 이어 “‘백기투항’이라는 말은 전쟁터에서 적들에게나 사용하는 말”이라며 “계속 이런식으로 나오면 심각한 국면이 올 수 있다. 당사자들은 이러한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장 사무총장은 협상이 교착에 빠질 때마다 민주노동당이 쟁점 사항을 ‘수용’했다면서 “마무리 단계에서도 이정희 대표의 결단으로 참여당 문제를 결론지으며 협상을 마무리 짓게 됐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의 호의와 인내를 모욕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장 사무총장은 문제는 진보신당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였으며, 참여당의 합류 문제가 핵심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진보신당 지도부는 참여당 문제가 불거지기 전이었던 6월 말 당대회에서도 의결 정족수인 2/3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장 사무총장은 “진보신당의 조직진로에 대한 당내 이견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2/3를 넘기 위해 도와달라는 게 (진보신당) 협상단들의 일관된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꼼수로 하지말고 정정당당하게 하라”고도 했다.
‘참여당의 합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장 사무총장은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참여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진지한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전제한 후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해 놓고 '비토권'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협상과정에서 “‘진지한 논의’의 방법으로 진성당원제에 입각한 직접민주주의 방식이 있다”면서 “이를 합의서에 넣으려고 했으나 진보신당 상황을 고려해 빼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사무총장은 “양당 수임기관이 깔끔하게 합의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렇지 않으면 상층이 앉아서 합의할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광범위한 여론조사나 전체 당원의 의사를 확인해서 결정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장 사무총장은 진보신당의 협상단의 글과 말을 지목하면서 “본인들은 다 관철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배려해주고 양보해준 상대에 대해 감사하다, 고맙다고 하는 게 순서지 돌아서서 등 뒤에서 돌을 던지느냐”며 화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합의서 잉크도 마르기 전에 분열을 꿈꿔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공개 경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