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집단 퇴출 위한 인사고과는 부당” 수원지법, KT 인력퇴출 프로그램 실행도 인정

"특정집단 퇴출 위한 인사고과는 부당"

수원지법, KT 인력퇴출 프로그램 실행도 인정


이왕구기자 fab4@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입력시간 : 2013.02.04 02:38:15
 
고강도의 인력퇴출 프로그램(CPㆍC-player의 약칭)을 시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KT에 대해 법원이 특정 집단을 퇴출하기 위해 인사고과를 낮게 준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3일 KT노동인권센터와 수원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지난달 29일 퇴출대상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인사 상 불이익을 받고 임금도 다 받지 못했다며 강모씨 등 전ㆍ현직 KT 직원 10명이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KT가 6명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수원지법은 "2005년 부진인력 대상자들과 일반직원들 간 인사고과 등급 비율에 차이가 있는 것은 KT의 차별 의도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강모씨 등 6명에게 인사고과 F등급을 부여해 임금을 삭감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인사고과가 특정 집단의 퇴출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위법하거나 부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KT는 2005년 명예퇴직 거부자, 민주동지회 회원, 114 외주화 당시 전출거부자 등 1,002명을 부진인력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2009년 고과연봉제를 도입키로 한 후 CP 대상자들에게는 대거 C, D, F 등급을 줬다. 퇴직하지 않고 남은 401명의 CP 대상자 중 A등급은 2명(0.5%), B등급은 28명(7%)인 반면 C등급 143명(35.7%), D등급 97명(24.2%), F등급 131명(32.7%)이나 됐다. F등급을 받은 직원들은 연봉이 1%씩 삭감됐다.

사측은 줄곧 CP프로그램이 실제로 실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본사 차원의 실행을 기정사실화했다. KT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CP 대상자들에게 인사고과를 낮게 줘 회사 밖으로 내몬 것이 CP프로그램의 일환"이라며 "사측이 CP를 조직적으로 실행한 것을 인정한 판결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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