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명 구조조정한 KT, ‘특임소 추진실’ 등 조직개편에 방점

인사 앞둔 이통3사 임원들 "나 떨고있니?"
LG U+ 유무선 지사 통합…SK 임원 감축 나서


이동통신 업계에 냉기가 흐르고 있다. 이달 말, 내달 초에 있을 조직개편과 인사에서 상당한 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해 6천여명을 구조조정한 KT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하지만 올 1월 LG통신 3사 합병 이후 유·무선 지사 조직을 통합하려는 LG U+나 지난 8월 팀장급 임원인 '담당' 직책을 없앤 SK텔레콤은 상당한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팀장급 이하 직원 250여 명을 희망퇴직시킨 SK브로드밴드 역시 팀원 조정에 따른 팀장급 보직이 줄고 임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LG U+ 등 통신 3사는 조직개편 및 인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LG U+, 지사장·팀장 등 자리 줄어

조직 개편과 임원 수 감축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LG U+다. 올해 1월 6일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3사가 합병해 탄생한 LG U+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조직 개편이나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었다.

합병 당시 임직원 수 4천500여명(LG텔레콤 2천348명+LG데이콤 1천374명+LG파워콤 801명)에 임원 60여명으로 출발한 것.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실패한 데다 지난 3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유무선통합시대에 맞게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이상철 부회장은 지난 9일 구본무 LG 회장과 가진 컨센서스미팅(CM)에서 홈솔루션사업본부(유선)와 퍼스널모바일사업본부(무선)로 나눠진 지사를 통합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LG U+의 홈솔루션사업본부 지사는 10개, 퍼스널모바일사업본부 지사는 8개인데, 이를 합쳐 유무선통합 지사를 만들겠다는 것. 이렇게 될 경우 130여명에 달하는 지사 근무 팀장급 이상 인력 중 최소 15명 이상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LG U+ 관계자는 "지난 해초까지만 해도 일단 LG데이콤과 LG파워콤이 합병하고 나중에 LG텔레콤까지 합치는 2단계 합병안이 논의된 만큼, 데이콤과 파워콤의 지사는 이미 통합돼 있지만 텔레콤쪽 지사는 따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를 합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사를 통합하더라도 일반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적다는 평가다. LG의 조직문화가 '인화'를 중시하는 데다 연초 LG U+ 대표이사(CEO)로 취임한 이상철 부회장 역시 인위적인 구조조정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SKT 임원수 감축…SKB도 팀장급 보직 줄어

지난 8월 6일 스피디한 경영을 위해 임원 조직 단계를 최고 6단계(CEO-CIC사장-부문-실/본부-그룹-담당)에서 4단계 이내(CEO-CIC사장-부문/사업단-실/본부)로 줄인 SK텔레콤도 연말 조직개편 및 인사에서 실질적인 임원 다이어트가 예상된다.

개편 당시 108명의 임원들 중 이미 '담당' 자리가 12개 없어졌지만,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임원 숫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팀장급 이상 직원들과 임원들에 대한 조정이 예고된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일반 직원(팀원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50여명을 구조조정했다.

이에따라 팀원들 숫자가 줄어든 만큼 12월 초 조직개편때 팀장급 보직이 상당수 줄어들고, 임원 수도 줄어들 전망이다. SK 안팎에서는 그 규모가 25%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팀장급의 경우 SK텔레콤의 유선 재판매에 따른 소매 영업조직 축소 등으로 조직슬림화에 따른 보직 팀장 수가 줄기 때문인데, 기업영업단 강화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력의 경우 회사를 떠나는 사람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6천명 구조조정한 KT, '특임소 추진실' 등 조직개편에 방점

지난 해 KTF와의 합병이후 호봉제 폐지와 6천명에 달하는 단일기업 최대 인력 구조조정, 아이폰 출시 등 '전광석화' 같은 변화를 모색해 온 KT의 경우 올 해에는 별다른 구조조정 이슈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2009년 1월 취임한 이석채 회장의 임기가 절반을 넘어서면서,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에서는 자신의 경영비전과 철학을 사업 속에서 구체화 하기위한 친정체제 구축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전 BT 부사장), 송영희 홈고객전략본부장(전 LG생활건강 마케팅상무), 양현미 개인고객전략본부장(전 신한은행 마케팅전략본부장), 조용택 CR지원실장(전 조선일보 부국장), 김홍진 STO추진실장(전 BT 글로벌서비스 한국지사장) 등에 이어 송정희 전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직을 '특임소 추진실장'으로 내정하는 등 외부 인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T 관계자는 "P2P 대응같은 현안을 맡는 특임소 조직은 지난 10월에 각 본부별로 1~2개씩 생겼지만,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에서 이를 총괄하는 자리로 '특임소 추진실'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종렬 전 전무의 KISA 원장 선임으로 공석이 된 미디어본부 본부장 자리를 일단 송영희 본부장이 겸임하지만, 연말 공식 인사에서 분리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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