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신임 사장의 조건은?…정관 해석도 ‘논란’
작성자: 사추위 | 조회: 1099회 | 작성: 2008년 11월 18일 12:30 오전KT 사장추천위원회가 지난 13일 후보 공모와 헤드헌팅사를 통해 추천 받은 신임 사장(11대) 후보자를 병행 심사하고 있지만, 후보 압축이나 최종 후보를 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마감일(13일)이 지난 지 나흘째지만 면접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로 KT 이사장(사추위원)이 KT 사내방송을 통해 밝힌 "조기에 KT 경영을 정상화하는 게 중요해 최대한 신속하게 신임사장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말과 온도 차가 난다. 지난 2005년 사추위는 6월 16일 공모와 헤드헌팅 추천을 마무리하고, 하루 만에 3명의 후보를 선별해 2시간 정도 면접한 뒤 18일 사장 후보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사추위 등에서 "누가 KT 사장에 최적인물인가"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유력 후보군들이 KT 정관상 사장 후보로 적합한 인물인가를 두고 사추위 내부에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두 후보군에 이석채 전 장관...정관상 논란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보통신'을 아는 명석한 천재형에다 카리스마가 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위기를 맞이한 KT의 체질을 혁신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은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SK C&C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SK C&C는 컴퓨터 프로그램 사업 및 시스템통합(SI)사업을 하고 있어, 비즈메카 등의 사업을 하는 KT와는 경쟁회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2년이내 경쟁사나 경쟁사의 지배아래 있는 회사의 임직원이었던 자는 이사가 될 수 없다는 KT 정관(제25조 5항의 5호, 6호)과 상충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KT 한 임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정관에서 문제가 되는 조항은 민영화 초기 사외이사들을 뽑으면서 경쟁사의 정보 유출을 걱정해 만든 조항이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의 정관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이석채 씨 뿐 아니라 공모나 추천받은 다른 후보들도 KT 사장(대표이사)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채 씨 뿐 아니라 자천타천으로 후보 물망에 올랐던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2007년 말까지 SK텔레콤 사외이사를 지냈고, 김창곤 전 정통부 차관은 현재 LG텔레콤 고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논란인 정관의 조항을 어떻게 해석할 지는 사추위의 판단이고, (개인적으로는) 이를 탄력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문제의 정관은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같은 조항은 방통융합 등 컨버전스에 직면한 KT 그룹의 현실과도 동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전문가 윤창번 김앤장 고문...'KS'논란 또 다른 유력 인물인 윤창번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2001년부터 2003년까지 KT사외이사를 거쳐 2005년 8월까지 하나로텔레콤 사장을 거쳤다. 그는 이명박 정부 인수위 시절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KT 사외이사로 있다 하나로 사장이 됐을 때 KT 임원들이 걱정했을 만큼 KT 내부 사정에 밝으며, 통신 전문가일 뿐 아니라 2004년 하나TV를 기획했을 만큼 통방융합 분야에서도 혜안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윤창번 고문은 소위 'KS(경기 68회-서울대)' 출신이라는 게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KT의 경우 이상철 전 정통부장관(63회), 이용경 전 사장(56회)에 이어 남중수 사장(70회)까지 3연타석으로 경기고 출신을 CEO로 맞이한 상황이라 곱지 않은 시선도 있기 때문이다. KT그룹 노조 반발도 부담이다. KT그룹 관계자는 “KS라는 문제, 더군다나 경쟁사 CEO와 처남매부 지간이라는 점을 회사 직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하나로텔레콤 한 임원은 "KS 출신이냐, 경쟁사 사장과 친인척 관계냐의 문제보다는 윤창번 사장 개인의 역량과 능력을 보고 사추위에서 평가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KT 출신 후보들도 거명 이석채 전 장관과 윤창번 고문외에도 이상훈 KT 연구위원, 송영한 전 KTH 사장 등 KT출신 후보들도 후보 압축때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KT 내부에서는 KT 출신이어야 KT를 제대로 혁신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더 우세한 편이다. 전직 KT 고위 관계자는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려면 인력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 보다는 사업을 잘 하는 사람이 사업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라면서 KT 출신이 적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이를 위해서는 인력관리나 기획조정 같은 분야에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며, 회사의 경쟁력 중 99.9%는 사장의 능력에서 나오는 만큼 사추위가 현명하게 판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문 CEO라는 미명으로, 사실상 그룹 일선에서 물러난 삼성전자 고위 층이 사장직에 오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KT 사추위는 금명간 서류 심사를 마치고 내일(18일) 중 압축후보에 대한 면접을 거쳐 이르면 모레(19일) 최종 추천 후보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