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영광을 잊어라

오랜만에 한동안 자주 갔던 칼국수 집을 찾았다. 그런데 그 칼국수 집은 보이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 있었다. 드디어 칼국수 집이 문을 닫은 것이다. 처음 이 식당에 들렀을 때는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북적였다. 그러던 어느 날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새로운 칼국수 집이 개업했다. 이 두 번째 집은 식당의 크기도 휠씬 작았고 내부도 초라했다. 그런데 손님들이 하나 둘 새 칼국수 집을 찾기 시작했다. 곧이어 이 집의 칼국수가 아주 맛있다는 소문도 퍼져 나갔다.

 

어느 날, 첫 번째 식당에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잘나가던 식당은 파리를 날릴 정도로 썰렁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가게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옆집에는 손님이 아주 많던데 왜 잘되는지 아세요?” 나의 질문에 주인은 “우리도 개업하고 나서 한동안은 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손님이 많았어요.” 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나는 주인에게 현실을 알려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저 집의 성공 비결은 어릴 때 어머니가 비 오는 날 손수 만들어 주신 바로 그 손칼국수 맛 때문인 것 같아요. 제 동료들도 그렇게 말하던데요.”

 

내 말에 주인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 집, 손칼국수가 아니에요. 우리처럼 기계로 뽑은 건데 거짓말하고 있는 거예요. 그것도 몰라요?” 주인의 목소리는 몹시 퉁명스러웠다.

 

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내 짐작대로 두 번째 식당은 날로 번창해 갔지만 첫 번째 식당은 어느새 사라지고 대형 할인점이 자리를 잡았다. 흔히 잘나갈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한다. 많은 경우 성공한 사람이나 회사는 다음과 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성공해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성공할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과거의 성공을 기반으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에 성공의 원동력이 된 그것을 보물단지처럼 꼭 끼고 있으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보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쓸모없는 무거운 돌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당신은 어떤가?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보물을 움켜쥐고 있지는 않은가? 그것이 아주 오랫동안 가치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짐이 된다면 과감히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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