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절감:경쟁력 강화:주주중시 경영 증권가, 감원결정에 목표주가 상향 조정
SKT.KTF 등도 명퇴 검토에 착수한 듯
최근 KT가 단행한 사상최대 규모의 명예:희망퇴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체 직원의 12.6%(5,505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을 한 번에 줄였기 때문이다.
IMF 사태 직후부터 매년 1,000여 명을 감원했지만 이번처럼 규모가 컸던 적은
없었다.
KT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KT의 명예:희망퇴직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수익성 개선에 결정적인 호재로 작용해
경영효율성을 높인다는 이유에서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욕심 같으면 여력이 되는 한 더 줄였으면 한다”며 “이번 결정으로 KT는
퇴직금 이상의 부가적인 플러스 효과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시장관계자의 반응도 비슷하다.
외국계 증권사는 KT의 감원결정에 뒤이어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퇴직금 지급으로 올해 실적전망은 다소 낮아졌지만 장기적인 비용절감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내다본다.
일부에서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보다 더 긍정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UBS증권은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인원감축에 호평과 함께 목표가를
높였다. 노무라증권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렸다.
이번 조치로 주가가 재평가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졌다.
명예퇴직은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가진다. 먼저 인건비 절감.
단기적으로는 8,250억원의 자금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가지만 내년 이후 수익성
개선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게 대세다.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이 22.9%에서 20%로 낮아질 것”
이라며 “명예퇴직금은 적어도 2년 정도 지나면 전액 회수하는 효과를 가진다”
고 분석했다.
KT측은 연간 3,300억원의 절감효과를, 증권가에서는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효과를 기대한다.
매출정체와 경쟁심화 등 악화된 사업환경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는
점도 명예퇴직의 노림수다. 최근 통신업계는 수익정체 속에서 심각한 경영압박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하나로통신:두루넷 등 통신산업 전 분야가 치열한 경쟁구도에
돌입했다.
여기에 군소 사업자까지 가 세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KT의 이번 감원조치는 동종업계에도 적잖은 파급효과를 야기했다. SKT.KTF 등도
내부적으로 명예퇴직 검토에 돌입했다는 소문이다.
주주중시경영을 실현한다는 점도 우호적이다. 명예퇴직 결단은 주주를 위한
결심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주중시경영이 공격적으로 표면화된 대표적인
사례라는 얘기다.
사실 KT는 최근 성장성 정체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그 결과 주가 움직임도 좋지
못했다.
외국인투자자를 비롯해 주주들의 인원감축:수익증대 요구도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따라서 KT는 이번 조치로 주주와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 상승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물론 염려되는 부작용도 없진 않다. 적잖은 인력의 동시퇴사로 업무마비가 예상
된다는 게 대표적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경영 측면에서 보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시적으로 충격이 있다해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눈앞의 손실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효율성 증대에 주목하라는 뜻이다.
전영수 기자(ysjeon@se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