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실버 시장’ 주목하라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동통신 서비스도 고령화 시대에 맞게 디자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고령층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전용 단말기와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합계출산율 1.19명. 저출산으로 우리나라가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이미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가 된 우리나라는 오는 2018년부터는 '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사들도 이른바 실버 시장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고령화 인구의 증가로 인한 시장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기간 통신사업으로 성장한 이동통신 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도 생각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은 10.3%. 그렇지만 노인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실버 휴대폰'은 사실상 없다. 삼성전자의 '오리진폰'이나 LG전자의 '와인폰'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노인 전용 특화폰이 아니라 복잡한 기능을 간소화한 휴대폰일 뿐이다.
국내 시장과 유사한 일본 역시 일지감치 실버 시장에 눈을 돌렸다. 포화된 시장에서 신규 가입자 확보를 위한 최후의 보루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3월 기준으로 일본의 휴대폰 보급률은 78%. 그러나 65세 이상의 2천400만명의 노년층의 보급률은 고작 20%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일본의 통신사들은 전용 요금제와 특화폰을 개발해 왔다. NTT도코모는 이미 지난 1999년 실버폰인 '라쿠라쿠폰'을 출시해 1천500만대를 팔았다. 상대방의 목소리를 천천히 혹은 또렷하게 듣는 기능이 있으며, GPS와 혈압계, 맥박계, 만보기 등의 기능까지 탑재돼 있다. KDDI와 소프트뱅크모바일 역시 실버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김수진 연구원은 "노인층은 통화빈도와 가입자당매출(ARPU)가 낮지만 장기간 이용하는 특성이 있다"며 "번호이동 실시에 따른 해약률이 높아지면서 중요성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사례처럼 국내 이통사도 실버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내년도 11%에서 2050년에는 38.2%로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에 시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 휴대폰 보급률은 95%이지만 이중 50대 이상은 79.9%로 상대적으로 낮은 보급률을 보인다. 김 연구원은 "고령층은 한대의 휴대폰을 장기간 사용해 통신사의 보조금 부담이 적고, 대용량 콘텐츠를 거의 이용하지 않아 네트워크 과부하도 줄이는 장점이 있어 우량고객으로 분류된다"며 "실버 시장에 기회가 있는 만큼 향후 통신사업자 주도적으로 단말기와 요금제를 기획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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