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노조 어디로 가나

<<KT그룹노조협의회 어디로 가나 >>
KT노조 “그룹노조 강화” … 그룹계열사 “비전 없어” 반박
 
KT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지 한 달 가까이 되면서 KT그룹노조협의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노조가 KT그룹노조를 중심으로 조직력을 결속시키겠다고 거듭 밝혔기 때문이다. 한 경제일간지는 지난 12일 KT그룹노조가 상설협의기구를 독자적으로 출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흥식 IT연맹 위원장은 13일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KT그룹노조협의회는 이미 2003년 출범했고, 그동안 규약에 따라 회비도 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협의회 소속인 KT파워텔노조 위원장이다.

협의회는 10일 대표자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KT노조는 협의회를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사무실을 내고, 전임자 파견과 함께 상근 직원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그동안 전임자나 사무실이 없어 협의회가 역할을 못한 것이 아니다”며 “공동 임단협도 시도했지만 협의회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가 있어도 개별 노사관계에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 KT그룹의 한 계열사에서 회사측이 20% 구조조정안을 내놓았지만 협의회는 별도의 대응을 하지 못했다. 결국 해당 계열사 노사는 직원의 13%를 구조조정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KT노조가 그룹노조를 산별노조로 만들겠다는 비전이 있었다면 IT연맹 산하에 있을 때 충분히 시도할 수 있었다”며 “계열사노조들과 최소한의 상의도 하지 않고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이제 와서 별다른 비전도 제시하지 않은 채 그룹노조 강화를 언급하는 것은 대기업노조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10일 회의에서 개별노조의 상급단체 선택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전망하고 있는 계열사노조들의 민주노총 추가 탈퇴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에는 KT노조(KTF노조는 통합)와 KT파워텔·KT네트웍스·KTFT·KT하이텔·굿모닝에프·KT링커스 노조 등이 가입돼 있다.

한편 KT노조와 케이티데이타시스템노조는 13일 IT연맹에 탈퇴서를 공문으로 제출했다.
 
조현미 기자  ssa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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