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18C 민노총, 21C 노동현장 몰라도 너무 몰라
작성자: 노동자 | 조회: 899회 | 작성: 2009년 8월 7일 3:08 오후 "민주노총 지도부는 진정한 노동운동보다는 정치적으로 입신양명해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꿈을 좇고 있는 것 같다."(지난 3월 민주노총을 탈퇴한 단국대 노조 정우성 위원장)
"현장 조합원이 원하는 것은 요란한 정치선동 구호가 아닌 근로조건 개선 등 현실적인 문제다.
그런데 민주노총은 아직도 이념과 정치투쟁에만 갇혀 있다."
(지난 4월 민주노총을 탈퇴한 인천지하철 노조 이성희 위원장)
민주노총이 올해 들어 성폭력 파문, 산하 노조의 잇따른 탈퇴, 쌍용차 사태 개입에 대한 비난 여론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지난 1995년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노총과 결별을 선언한 노조위원장들은 민주노총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현장 목소리와 동떨어진 운동노선을 꼽았다.
경제위기 여파로 현장 조합원은 해고 위기에 떨고 있는데 민주노총은 현장을 챙기기보다는 각종 정치현안에 개입하면서
조합원을 정치투쟁에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간부와 현장 조합원 사이의 거리는 멀어질 대로 멀어져 있다.
여기에다 쌍용차 사태처럼 투쟁 수위가 국민 여론이 납득할 수 있는 선을 넘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회사와 노조를 공멸로 몰고 간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최재황 경총 이사는 "쌍용차 사태는 한국 노동운동이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길로 왔나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일부 간부의 지나친 욕심이 전체 근로자 피해를 가져오고 회사와 노조를 공멸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에도 탈퇴 시도가 멈추지 않고 있다.
`제3의 노총`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메트로 노조는 지난달 17일 대의원대회에서 `전국지하철연맹 결성안`이 부결되자 다음 달 조합원 총회를 소집해 민주노총 탈퇴 찬반 투표를 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산하 최대조직인 금속노조 역시 지역지부 전환 문제를 놓고 현대차 정비위원회가 금속노조 탈퇴를 결의하는 등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잇따른 탈퇴에 대해 "가입과 탈퇴는 조합원 자유"라며 태연한 모습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올해 민주노총을 탈퇴한 10여 개 노조의 노조원 수가 4만명가량 되는데 다음 달에는 미가맹 노조였던 민주공무원노조(민공노) 조합원 5만명이 새롭게 민주노총에 가입할 예정"이라며 "민주노총은 몇몇 노조의 탈퇴로 흔들리지 않았으며 그럴 조직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민주노총의 `부활`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민공노는 현재 민주노총 소속인 전국공무원노조에서 떨어져 나온 조직이고
민주노총 합류도 3개 공무원 노조의 통합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핵심 사업장 가운데 하나인 쌍용차 노조가 76일간 투쟁 끝에 결국 `백기`를 들면서 민주노총 지지 기반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쌍용차 사태를 통해 정부가 노조의 `떼쓰기`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만큼 향후 쌍용차 사태와 유사한 갈등이 발생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주노총의 투쟁노선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노총은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구체적인 혁신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