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는 통신망 국유제?…방통위는 장기융자일뿐

◆재정부는 통신망 국유제?...방통위는 장기융자일뿐

정부가 추진하는 10조원 규모의 설비투자펀드의 일부를 통해 KT 등의 와이브로 망 구축이나 IPTV 투자를 돕는다면, 투자된 설비는 어떻게 해석돼야 하는 지를 놓고도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이와관련 재정부가 이날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통신사와 설비투자펀드가 공동 출자해 IT 인프라 투자를 위한 SPC를 설립하고, 설립된 SPC는 투자금·설비자금 차입 등으로 투자재원을 조달해 IPTV와 와이브로 망 구축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통신위 서병조 융합정책실장은 "KT와 우리가 협의한 것은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와이브로 망 구축시 장기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고, 여기에 공동투자 문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서 실장은 "SPC가 와이브로망투자를 할 경우 주파수할당이나 사업자 허가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재정부에도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정부 보도자료 뿐 아니라 이날 이석채 KT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에 보고한 자료에는 와이브로 투자에 대해 '컨버전스 인프라확보를 위해 공동투자, 장기융자 형태로 전국 네트워크 구축 비용지원(예상 투자비 6천326억원)이라고 명시돼 있으며, 이날 청와대 회의에 방통위는 참석하지 않아 구체적인 보고 내용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방통위의 다른 관계자는 공동투자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지배구조 관계들을 검토해야지만 기본방침은 펀드에서 투자해 지분을 가지게 된 것은, 의결권 등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망을 이용한 서비스 요금 같은, 소비자 편익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정부가 챙기지 않겠다는 것도 모순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금까지 정부가 통신사 서비스에 원가보상률 이상의 이익을 보장해 준 것은 통신산업에 대한 정부 역할이 요금 문제뿐만 아니라 설비투자를 유도해 이용자 후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의 민관합동 설비공동 구축 회사 설립 방안이나,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 의장의 정부주도 와이브로 망 구축주장 등이 시장질서를 어지럽힌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방송통신위의 기존 입장과도 배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부 역시 지난 추경예산 편성에서 방통위가 와이브로 망구축에 예산을 쓰자고 제안했을 때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한 바 있어, 이제와 공공자금을 통한 망공동투자를 지지하는 것은 입장이 갑자기 선회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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