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6개월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탈퇴 의사를 밝혔던 현대건설 노동조합 등 4개 노조가 뒤늦게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4개 노조는 지난 해 1월 탈퇴가 아닌 징계 제명을 당했다”고 반박하면서 ‘민주노총 흔들기’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건설 노동조합은 14일 보도자료를 내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연맹에 소속됐던 현대건설 노조가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찬성으로 민주노총을 탈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이번 민주노총 탈퇴에 참가한 건설 산업연맹 소속노조는 현대건설 노동조합을 포함해 진흥기업 노동조합, 한신공영 노동조합, 현대산업개발 노동조합 등 전부 4개사”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탈퇴 이유에 대해서는 “4개사 건설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정서와 요구를 외면한 채 투쟁 만능주의로 변해 가고 있는 상급단체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앞으로 독립 노조로서 운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노총에 따르면 4개 노조는 지난 해 1월31일 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14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제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현대건설 노조 등은 2007년 4개 전국건설산업연맹에 탈퇴서를 제출하고, 노동부에 별도의 연맹 설립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설립 신고증은 ‘건설산업노동자연맹’에서 산업을 뺀 ‘건설노동자연맹’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산업연맹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 “탈퇴가 아닌 징계 제명”이라고 해명하면서 “규약에 정해져 있는 총회, 총투표 등의 절차도 지키지 않은데다 1년6개월이 지난 뒤에 징계 제명된 사실은 숨긴 채 ‘투쟁 일변도’, ‘조합원 정서’를 운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2008년 당시 현대건설 노조의 조합원수는 102명, 한신공영 노조는 150명, 진흥기업 노조 110명, 현대산업개발 노조는 13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건설 노조 측은 4개 노조의 조합원수를 2000여명으로 추정했다.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은 “1년 이상 전에 제명된 4개 노조가 돌연 탈퇴 선언을 하고 나선 것 자체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노조의 입장 발표가 결국 최근 뉴라이트 등의 민주노총 흔들기 공작과 맞물려서 민주노조 운동을 방해하려는 흐름의 하나가 아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노조 임동진 위원장은 “연맹이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아직도 민주노총 소속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어 지금이라도 탈퇴를 공식화하기로 한 것”이라며 “향후 정부 쪽이나 경총, 대한건설협회 등과 대화를 통해 건설 경기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안하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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