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버님 상전에 나의 독백

 

 

 

 

 

 

 

 

 

 

 

 

 

 

 

 

아들이 KT에서 복직되어

아들의 멋있는 출근 모습을 보고 싶으셨던 아버지

 

 

 

 

 

아버지가 잠드신 곳은

양지바른 곳이 아닙니다

남향이 아니지요

언덕받이도 아닙니다

봉도 없습니다.

 

차가운 돌무덤입니다

 

그곳에서 바라보면

아무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평생을 노가다 막창에서

시멘트가루와  잡석과 나무토막을

만지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그 머리속은 온통 먹물로 꽉찬 분이셨습니다

 

 

 

 

일제시대와 자유당을 거치면서 생명을 보존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던 아버지 인생이었습니다

 

 

 

그 누구하나 알아주는 이 없고..

평생 찌든 가난에 자식들은 온통 독학으로 성장했습니다.

아버님 능력으로 보아서

아버님 걸어온 길을 보아서

절대로 일어날 수 없고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억지와 공작속에 지속되었습니다

 

 

 

 

 

 

 가정을 일으키지 못한 우리 아버지

지금쯤,  불효죄로 조상님께 용서를 구하고 계실 아버지

평생을 철저한 무관심과 응달에서 꿈을 삭이면서

살아가셨던 아버지

 

 

 

때론 마누라에게

때론 자식들에게 

때론 친구들에게

때론 동네 어른들에게 

무시와 천시받았던 우리 아버지

 

 

 

 

 

지금, 제가  꼭 그렇습니다.

 

 

 

 

 

 

붓과 화선지, 장기판, 남인수의 무너진 사랑탑

 

 

 

아버지가 좋아하신 것들은

먹고 살아야하는 절대적 가치 앞에서 어쩜 사치라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KT 에서 해고당하여 

믿었던 아들이 자포자기 할때...

아무런 도움을 못준 것에

억장이 무너지셨던 아버지

나의 두 손을 꼬옥 잡으셨습니다

 

 

내 마음 풀자고 울기는 싫지만

사소한 아버지 흔적이 느껴지면

나도 몰래 그리움의 눈물이 납니다..

 

 

 

 

한 참을 울고나니...

더 이상의 슬픔과

더 이상의  본노와

더 이상의 억울함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 

 

 

 

KT에 응얼어진 나의

아버님과 관련이 깊어

아버님 유골앞에서 몇자 적었습니다

 

 

 

 

 

 

 

첨부파일 무너진_사랑탑(南仁樹)-

 

반야월 /시, 라화랑 /곡, 남인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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