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성명] 철도노조 파업에 KT노동자들이 지지와 연대를 보냅니다.

[성명서] 민영화 재앙을 막기 위한 철도노조 파업에 KT노동자들이 지지와 연대를 보냅니다.

  철도노조가 수서발 KTX 법인 분리(민영화)에 반대해 9일 오전 9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오늘(10일) 철도공사 이사회의 수서발 KTX법인 설립 결정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서발 KTX의 법인분리를 결정하며 분할민영화의 첫걸음을 시작하였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나서자 정부는 “불법 파업”에 “엄정대처”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고, 철도공사는 파업지도부에 대한 고발에 이어 4,356명에 대한 직위해제를  단행하며 광기어린 탄압에 나서고 있다. 한국통신이 민영화된 기업인 KT에서 일하며 공공산업 민영화의 폐해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KT노동자들은 민영화 재앙을 막기 위한 철도노조의 파업에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정부와 철도 공사는 “수서발 KTX가 민간자본의 참여 없이 철도공사의 자회사에서 운영”한다며 민영화와는 무관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4대강 사업이 대운하가 아니라던 이명박 정부의 거짓말과 다를 바가 없다. 무엇보다, 법인 분리 자체가 민영화의 출발이다. 수서발 KTX 법인을 분리하면, 이 기업의 지분을 사기업에 매각하는 것은 손쉬워진다. 이미 “황금알 낳는” 이 흑자 노선에 군침을 흘리는 기업들도 여럿이다.또, 정부는 회사 정관에 ‘민간자본에게는 지분 매각 배제’ 규정을 담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설사 수서발 KTX 법인의 지분이 당분간 사기업에 넘어가지 않더라도, 정부의 계획이 민영화를 향하고 있다는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정부가 KT(구 한국통신)를 민영화한 과정이 정확히 이러한 '분할민영화'의 과정이었다. 한국통신과 별도의 법인인 '데이콤'을 설립해 데이터통신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재벌그룹인 LG에 팔아넘기고, '한국이동통신'을 설립해 제공하던 이동전화서비스를 SK에 팔아넘기는 식으로 통신산업의 분할민영화를 단계적으로 진행한 정부는 2002년도에 마침내 본체인 '한국통신'의 정부지분을 모두 팔아넘기며 민영화를 마무리지었던 것이다.  이번에 단행된 수서발 KTX법인 분리는 바로 KT에서 진행되었던 분할민영화를 통한 완전민영화라는 길을 그대로 따라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철도노조가 지분 비율에 상관없이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자체를 거부하고 나선 것은 완전히 정당하며, 이번에 의결된 수서발 KTX법인 설립은 원천 무효화되어야 한다.

 또한 민영화는 항상 대규모 구조조정과 노동조건 악화를 동반한다. KT 민영화는 요금인하는커녕 대량해고와 연이은 노동자 죽음을 불러 왔다.  민영화 이후 10여년간 KT에서는 6만여명의 노동자들 절반이 넘는 3만여명의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을 당했다. 노동조합은 완전히 어용화된 가운데 실적경쟁과 노동강도 강화로 매년 KT노동자 수 십여명이 자살, 돌연사 등으로 사망하여  KT는 '죽음의 기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통신공공성은 완전히 훼손되어 국내외 투기자본의 배만 불리는 수익추구경영에 매달린 결과 한국의 가계통신비는 OECD국가중 멕시코 다음으로 높은 수준에 달하게 되었다. 
 
  수서발 KTX의 법인분리도  철도공공성을 돌이킬 수 없게 훼손시켜 그 자체로 민영화의 폐혜를 그대로 불러올 것이다. 우선 철도공사 측 자료로도 자회사 설립에는 4천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철도공사가 수서발 노선을 직접 운영할 경우에는 1천억 원이면 충분하다. 수서발 KTX를 분리하면 서울, 용산역 이용객들이 줄어들어 연간 4천억 원가량의 손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수서발 KTX가 흑자가 나도 적자 노선에 교차지원을 할 수 없게 돼 적자노선 폐쇄 등을 불러 올 것이며, 요금인상을 낳을 것이다.   

  이미 철도를 민영화한 영국과 같은 나라는 수시로 터지는 대형참사와 요금 폭등의 재앙을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수서발 KTX를 시작으로, 철도 민영화의 빗장을 완전히 풀어 헤치려 한다. 이미 박근혜는 유럽 순방 중 철도 등 공공부문 시장 개방도 약속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파업이 ‘시민의 발’을 볼모로 “국민 모두를 위험으로 내몰 것”이라지만, 정작 우리 모두의 목숨과 공공서비스를 볼모로 미친 질주를 시작하려는 것은 바로 박근혜 정부다. 따라서 철도노조의 파업은 자본가들과 정치인들의 고통전가 시도에 맞서 노동자ㆍ서민 모두의 안전과 공공서비스를 지키기 위한 정의로운 투쟁이다.

  민영화의 폐해를 온몸으로 겪어내고 있는 KT 노동자들은 열차를 멈춰서라도 민영화 재앙을 막으려 하는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에 무한한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단호하고 강력한 파업투쟁으로 민영화 재앙을 반드시 막아내자!  KT민주동지회도 철도노조의 정당한 파업에 힘껏 연대할 것이다.  

2013년 12월 10일

KT전국민주동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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