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닷컴|서종열기자] 1년마다 주는 게 장기성과급?

    KT(대표 이석채)가 이달 초 지급한 장기성과급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이사회에서 의결한 ‘장기성과급’의 성격과 달리 1년 만에 경영진에게 지급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KT의 장기성과급의 기준이 대체 몇 년이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현 경영진이 지난해 KTF와의 합병 외에 눈에 띌 만한 실적을 기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성과급’이 지급돼, “KTF와의 합병에 대한 성과급인가”라는 논란마저 낳고 있다.

    현 경영진 취임 1년이 넘자마자 KT가 8억5,600만원이란 장기성과급을 지급하게 된 까닭에 대해 알아봤다.

    ◆ 1년 반도 안됐는데, 장기성과급 지급?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의 장기성과급 지급안’을 통과시켰다. KT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만8,427주를 이석채 회장, 표현명 사장, 이상훈 사장 등에게 ‘장기성과급’ 명목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이석채 회장은 1만4.087주(6억4,236만원 상당)의 장기성과급을 받았고, 표현명 사장은 1,793주(8,176만원 상당)를, 이상훈 사장 역시 2,547주(1억1,614만원 상당)의 성과급을 챙겼다. 이와 관련 KT 측은 “2009년 경영성과에 따른 장기성과급”이라며 지급배경을 공시했다.

    재계에서는 그러나 KT가 밝힌 ‘장기성과급’의 성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통상 재계에서 ‘장기’란 의미는 3년을 뜻하는데, 장기성과급을 받은 이 회장은 취임한지 고작 14개월 밖에 안됐다”면서 “이제 만 1년이 지난 경영진에게 ‘장기성과급’을 지급했는데, 이 장기성과급의 기준이 궁금하다”고 전했다.

    ◆ 현 경영진이 ‘KTF 합병’ 외에 올린 실적은?

    논란이 되고 있는 ‘장기성과급’의 기준 외에도 현 경영진이 성과급을 받을 정도로 올릴 성과가 무엇이냐는 의문도 같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이석채 회장의 취임 이후 KTF와의 합병 외에 경영환경의 큰 변화가 없었다는 지적에서다.

    사실 통신업계에서는 KT 현 경영진의 경영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KT의 숙원이던 KTF와의 합병을 지난해 별무리 없이 완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여러가지 잡음이 있었을 텐데도 큰 마찰 없이 합병을 완수한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KTF와의 합병을 통한 실적변화 외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합병을 통한 덩치불리기를 통해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기존 사업영역이었던 유선전화부문과 초고속인터넷 부분에서는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성과급 지급 여부는 이사회가 결정하는 부분”이라며 “성과급 지급 기준을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