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노동자 매달 34만원 적자”(펌)

“저임금 노동자 매달 34만원 적자”


ㆍ민노총 가계부 분석… ‘워킹푸어’의 전형 지적

‘하루 8시간 이상 일하고 아무리 아껴 써도 매달 34만원 적자. 빚 내서 빚을 갚고 문화생활은 전무.’

민주노총이 한국은행의 권장 양식에 따라 작성된 저임금 노동자 14명의 2009년 12월~2010년 1월 두 달치 가계부를 분석한 결과다. 가계부 작성은 민주노총이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지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의뢰했다.

참여자는 전국의 49~73세 여성으로 지하철이나 학교에서 청소 일을 하는 하청노동자다.

이들은 일을 해도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근로빈곤층)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가구당 월평균 수입은 148만7415원이지만 차입을 뺀 근로소득은 129만986원에 그쳤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은 163만1630원이었다. 가구당 매달 34만644원의 적자를 보는 셈이다. 이들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19만6428원씩 빌렸다. 또 매달 20만4094원씩을 빚 갚는 데 사용했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 중 무려 67.3%가 의식주 등 기본적인 생활에 사용됐다. 특히 주거비용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27.7%)은 일반가구(10.5%)의 3배 수준에 달했다. 보건위생비 지출 비중(11.9%)도 일반가구(5.1%)의 2배나 됐다.

반면 교양·오락·문화비 비중(0.99%)은 일반가구(3.7%)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신문구독과 TV시청이 문화생활의 거의 전부였다. 교통비 지출 비중(4.5%)도 일반가정(11%)의 절반을 밑돌았다. 대부분 직장을 오가거나 몸이 아파 병원에 들르는 것을 제외하곤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지냈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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