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번 주 소폭의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박종욱 대표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승진이 결정된 상무보급 임원을 중심으로 인사 이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상무 이상 임원에 대한 인사는 새로운 대표가 선임된 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번 주 상무보급 임원 40여명에 대한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승진이 결정됐지만 구현모 전 KT 대표의 두 차례 연임 실패로 기존 보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KT는 올해 전략 방향과 경영 계획이 지난해 말 이미 확정된 만큼 승진이 결정된 이들에 대한 개편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행도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일에서 “KT의 올해 전략 방향 및 경영 계획은 이미 확정돼 실행 중이다”라며 “비상경영 상황이지만 각 조직에서 이미 계획한 전략에 따라 진행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다”라고 했다.
KT는 승진에서 누락된 기존 상무보급 임원에 대해서는 이달 말로 계약을 만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올해 1월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대표 선임이 연기되면서 1개월씩 계약이 연장됐다. 이런 가운데 상무보 승진 임원을 대상으로 한 조직개편이 진행되는 만큼 승진 누락자에 대한 계약도 만료된다.
KT 내부에서는 이번 상무보급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그룹사와 광역본부급 조직개편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공식 인증 대리점에 대한 정산과 영업 등을 재개하면서 LG유플러스에 뺏긴 무선통신 가입자를 되찾아오려는 노력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한편 KT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물색하고 있지만, 적당한 후보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서만 사외이사 7명이 사퇴할 정도로 정치권의 외풍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KT 사외이사로 나섰다가 험한 꼴 당할 수 있다’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검찰의 KT 흔들기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KT텔레캅 일감 몰아주기, 구 대표 관련 불법 지원, 사외이사 접대 등 구 전 대표와 윤 사장에게 제기된 비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상태다. 이르면 이달 중순에 두 사람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KT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다시 확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