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납을 덜하면 요렇게 됩니다

KT통신사 간부
‘전화카드깡’ 억대 횡령





회삿돈으로 전화카드를 산 뒤 이를 현금 등으로 바꾼 A통신사 고위 간부의 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23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2월 A사 서울 모지사 지사장 구모(55)씨는 부하직원에게 회사 판촉비로 100만원 상당의 월드패스카드를 구입하라고 지시했다. 이 카드는 온오프라인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이어 부하직원은 구씨 지시대로 전화카드를 현금화했다. 이렇게 세탁된 금품은 구씨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그는 다음해 11월까지 비슷한 수법으로 1억1600만원 상당을 횡령했다. 구씨는 전화카드를 현금으로 바꿔 사용하거나, 양주ㆍ고속도로 통행권ㆍ백화점 상품권 등을 사는 데 썼다. 국회의원 후원금이나 정부부처와 직장상사 로비용으로도 사용했다.

범행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전국 최대 지사의 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구씨는 2007년 12월 부하직원을 동원해 전화카드를 또다시 현금화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마련한 돈은 경조사비나 골프모임 찬조비용 등 개인 용도로 무차별 사용했다. 지난해 초까지 전국 최대 지사의 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횡령한 금액은 6800만여원.

서울서부지법 형사5단독 김종우 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구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구씨가 대부분 경비 부족을 메우기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하나, 별도의 영업활동비가 필요할 경우 회사에 정식으로 청구할 수 있다"며 "부하직원을 시키는 등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석호 기자/tige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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