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조 선거 결과 뒤바뀌었다” 의혹 제기(언론보도 퍼옴)

“KT노조 선거 결과 뒤바뀌었다” 의혹 제기

내일 결선투표, 기호 2번 측에 부정선거 의혹 제보 이어져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 / 2008년12월08일 14시42분

KT노동조합의 선거가 또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렸다.

이번 KT노동조합의 선거는 후보 등록시기부터 KT 사측의 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개표에서도 사측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되었다. 이번에는 선거 결과가 뒤집혔다는 의혹.

KT노동조합이 지난 3일, 10대 위원장 집행부 투표를 진행한 결과 기호 1번 김구현 후보가 48.75%(13370표)를, 2번 조태욱 후보가 42.79%(11735표)를 얻었다. 결선투표가 내일(9일) 진행된다.

“관리자 메일에서도 기호 2번이 당선되었다 했는데...”

기호 2번 조태욱 선거대책본부는 “개표가 진행되면서 회사 라인을 통해 기호 2번 조태욱 후보가 52.5%로 당선되었다는 전화, 메일이 속속 들어 왔으며, 관리자 메일에서도 확인되었다는 연락이 왔다”라며 “그러나 당일(3일) 오후 9시 13분, 노조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 결과는 조태욱 후보가 42%를 득표해 2위라는 것이었고, 개표 결과가 조작되었다는 제보는 지금도 조태욱 선거대책본부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미 사측 관리자 메일로도 기호 2번 후보 진영의 당선이 알려 졌는데 노조 선거관리위원회의 결과 발표는 거꾸로 났다. 기호 2번 후보 진영은 KT노동조합의 현장조직 민주동지회와 함께 하고 있다.

선거 결과가 발표되고 지난 5일, 기호 2번 조태욱 위원장 후보와 런닝메이트로 출마했던 이재숙 수석부위원장 후보에게 제보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내용은 “우리 지부에서 기호 1번과 기호 2번의 결과가 뒤바뀌었다는 것”이었다.

“양심상 참고 있을 수 없어...과장이 투표결과 뒤집었다” 제보

제보 전화를 한 익명의 조합원은 “양심상 그냥 참고 있을 수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 조합원은 “자신이 있는 투표소에 기호 2번 측 참관이 없는 상황에서, 과장이 센터장의 지시를 받아 투표결과를 뒤집었다”라고 제보했다. 이 조합원은 “현재의 투, 개표 방식은 가이드라인을 미리 짜고 몇%로 할 것인가를 미리 만든다”라며 “대부분 지부사무실에서 투표를 하고 개표 역시 임원 1~2명이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표용지를 PC에서 출력해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도록 돼 있다”라고 전했다. 이 조합원은 “9일 투표 할 때는 참관인을 꼭 세워라”라며 “도둑표 맞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에 기호 2번 후보 진영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재검표를 요구했으나 답변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이에 KT노동조합 선거관리위원회는 “기호 2번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원들이 중앙선관위에 찾아와 무리한 요구를 해 장시간 선거업무가 상당히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성명을 통해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문서로 사측에 공식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법 선거 개입이 발생하면 책임자 문책요구는 물론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고에 사용하지 않은 1932장의 투표용지가...”

기호 2번 후보 진영이 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했을 때도 “금고에 사용하지 않은 1932장의 투표용지가 발견”되어 선거 조작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  기호 2번 후보 진영이 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했을 때도 “금고에 사용하지 않은 1932장의 투표용지가 발견”되어 선거 조작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출처: 기호 2번 선거대책본부 제공]

조태욱 선거대책본부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각 지부에 5%의 여분 투표용지를 봉인해 내려 보낸 상황이라 여분의 투표용지를 확보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조태욱 선거대책본부가 확인한 결과 각 지부에 내려 보낸 여분의 투표용지도 ‘파기했다’는 식의 명확한 사용처 없이 사라진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분의 투표용지는 사용하지 않을 경우 봉인된 채로 다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돌려보내야 한다.

조태욱 선거대책본부는 “노조 규정에는 ‘선거인명부에 기재된 인원 수와 동일하게 지급한다’라고 돼 있으며, KT노조 투표용지는 일련번호가 없고 조태욱 선거대책본부에서는 참관인을 모든 투표소(425개)에 파견하지 못해 조작의 개연성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동지회가 방문하면 즉각 통보하라”는 사측 관리자의 쪽지

한편, 전북지역 진보언론인 ‘참소리’는 지난달 26일, KT 사측이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참소리가 입수한 사측 간부가 소속 부장, 팀장에게 보낸 쪽지에 따르면 “현재 김** 씨(각 지본위원장이 미는 후보)측 추천자 싸인을 지부장님이 부탁하고 있습니다. 싸인 해주셔도 무방함을 말씀드린다”라며 사측이 지정한 후보에 대한 추천을 지시하고 나섰던 것. 이 사측 관리자는 “민주동지회나 희망의 대화합 연대에서 쪽지 및 부서를 방문하면 즉각 통보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에 광주지방노동청 전주지청이 KT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여부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 쪽지에는 “부장님, 팀장님들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임단협 찬반투표가 무사히 끝났다”라는 말도 있어 임단협 찬반투표에도 사측이 개입한 것이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다. KT노동조합은 지난 달 13일, 임금동결안이 담긴 임단협안을 75.9%의 찬성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런 KT 사측의 노조선거 개입 의혹은 지난 9대 위원장 선거때도 불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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