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면담

개별면담

어제 회식이 있었다. 삼겹살에 소주가 들어가니 뱃속도 행복해했다.
노래도 한곡하니 기분도 좋았다.
먹을땐 먹어야지.. 암 먹어야 하지.. 아무생각없이 먹어야지..공짠데.. ㅋㅋㅋ
이런저런  생각하면 자꾸만 화가 치미니까, 아무생각없이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었다.

그리고 오늘
항상 그랬듯  개별면담이 있었다.
누구나 다 예상되는 수순이 아니던가.
누구나 다 예상하는 너무 뻔한 내용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팀장님 왈..

1차투표결과를 보고  조합원들의  민심을 알게 되었단다.
위에서는  특정 후보를  선택하도록  회유하라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단다.  자기도 본디 양심이 있는 사람인데
그동안의 수차례 선거동안 너무 괴로웠단다.
이제는 분위기가 무르익었으니  승진이니, 고과니 그런 말로
회유를 하고 싶지 않단다.  소신대로 하란다.
1번이든 2번이든 그건 조합원의 권리이니 알아서 하란다.
대세는 기운것 같으니 KT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란다.
거짓이 진실을 이겨온 십여년
 KT 일개 팀장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집에가서 애들한테 너무 부끄러웠단다.
새출발을 하고 싶단다.

내가 물었다.

팀장님 그러시다가 이런말이 새나가면 어쩌실려구 그러세요?

물론 우리 팀원들중에 그런 사람이 있을수도 있다구.
부하가 상관을 고발하는 일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는 조직.

부하가 무서워서, 상관이 무서워서, 동료가 무서워서
자기주관도 없이 거짓웃음으로 일관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

그정도는 각오가 되어 있다고..
행여 그런 일이 없겠지만..  있어도 개의치 않을거구.

이번에는  확신한다고.  이번만은 반드시 진실이 거짓을  이길것이라고 믿는다고..

그리되면 선거후유증이야  잠깐 있을테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신에게도 좋은일 같다고..
그래야지만 이 지긋지긋한  압박과 통제와 거짓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 같다구..
애들한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선택 잘 하라고.. 안그러면 자기가 다칠 수 있으니까..
이번선거에 자기 목을 거는거라고..   소신있고 진실되게 살고 싶은 소망을  건다고..
이번기회에   옳은 결정을 하는 팀장들이 다른 지점에도 많기를 바란다고..

자리를 뜨고나서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분위기가 무르익긴 했구나..   팀장들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간간이 있겠구나.

이럴때는  팀장이란 위치도 참 괴로운 자리이긴 하다..
적어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 있을 자리는 아닌것 같다.

우리 팀장님 같은 분들이 다른곳에도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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