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KT, CFT서 환자만 빼내 현업으로… ˝원치 않는 인사˝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1650회 | 작성: 2015년 1월 2일 12:31 오후
KT, CFT서 환자만 빼내 현업으로… ˝원치 않는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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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인사논란 끝은?①〉
유재은 "췌장암 말기 되자 자택 인근으로" 최정현 "환자만 현업으로…현업이 더 스트레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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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KT는 12월 초 Cross Function Team(CFT) 부서원 4명을 실무현장으로 재발령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아무도 이번 인사에서 근무지 이동을 신청하지 않았던 것과, 몸이 불편해 현장 근무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질병 등에도 근무지를 현장으로 변경하는 것은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몸이 불편할 경우 본사 인사팀 등 현장 업무가 없는 부서로 이동시킨 뒤 복직 시기 무렵 해당 지역으로 발령 내는 게 관례라는 설명이다. 〈시사오늘〉은 KT의 인사 발령이 무리하다는 지적에 대해 입장을 당사자에게 직접 들어봤다.
의사 무시, 일방 통보…인사권 남용하더니
유재은 씨는 10년 가까이 경기도에서 떠돌다 이번 인사에서 자택 인근으로 발령이 났다. 내근직(CM팀 실험실)이라 하지만 사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마음 한 켠은 씁쓸하다. 유 씨는 췌장암 말기 상황이다. 암 중에서 가장 찾기 힘들고, 치사율이 높다. 지난 6월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큰 병원으로 옮긴 뒤에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선고했다. 다행히 지금 6개월 넘게 살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 12월 인사에서 희망근무지 신청 때 사측에 내년 10월까지 병가중이니 이동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사측은 본인의 의지를 무시한 채 다른 부서로 발령을 내렸다. 유 씨는 “수차례 발령 받아 봤지만 매번 본인 의사와 관계없는 일방적인 인사였다”며 “외지로 떠돌다 보니 몸에 병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인사도 타 지역으로 발령 낸다는 걸 1인 시위 하겠다고 하자 자택 인근인 서울 서초구 가락지사에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일방적인 인사발령에 불복했다가 10년 간 경기도 여주, 하남, 성남 수지, 광주 등을 전전했던 경력이 있다. 민주동지회 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사 고과를 D나 F만 받다보니 서울 복귀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고 했다. CFT 소속 이전까지 근무했던 광주까지는 출퇴근 시간이 약 1시간20~30분 거리로 그나마 가까웠지만 퇴근 후 소주라도 한 잔 하면 찜질방 행이었다. 특히 여주는 거리만 80㎞에 달해 1년 6개월간 출퇴근을 인근 여관에서 해야 했다. 사택이 제공돼야 했지만 민동회 소속이던 그에게 회사 차원의 지원은 전혀 없었다. 그나마 1년 6개월 뒤 사택이 비자 우격다짐으로 밀고 들어가 6개월 간 그 곳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그는 이번 인사에 대해서도 “CFT팀에서 환자가 발생한 뒤 사망하면 문제가 생길까봐 강제로 빼낸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1년 새 소속을 3번이나 바꾸게 하나”며 배려 차원이 아닌 관리 차원에서 행해진 일 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대규모 명예퇴직 이후 KT에서는 소속 직원 3명이 사망했다. 모두 명퇴 압박으로 인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찍퇴’조직인 CFT에서 사망자가 발생한다면 KT는 ‘죽음의 기업’ 이미지를 벗을 기회를 영영 잃을 수도 있다. 때문에 사측은 논란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일부러 CFT 부서 내 환자들만 추려 현업으로 돌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업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KT는 늘 그렇듯 지병이 있었다고 변명할 것이란 예측이다.
유 씨처럼 이번 인사가 회사의 관리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은 또 있다.
환자 현업 발령에 '원한것 아니었나' 답변
최정현 씨 역시 12월 인사 때 CFT에서 현업으로 복귀했다. 그는 “현업으로 발령을 내는 건 좋은데 왜 환자 4명이어야 했냐는 질문에 ‘원한 것 아니었냐’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지난 2012년 심장쇼크로 쓰러졌다. 팀장의 일방적인 지시와 통보에 불화가 생겨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이동했다가 해당 지역 직원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 등 스트레스가 쌓여 화를 불렀다.
그는 관상동맥 조영술 등 진료에도 원인을 찾지 못해 2년 째 심장약을 복용중이다. 이 기간 동안 영업 압박에 일을 몰아서 하다가 두 번이나 더 쓰러졌다. 최 씨의 몸은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상태임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도 사측은 지난 5월 16일 최 씨를 CFT로 발령냈고, 최근에는 현업으로 복귀하라고 재차 일방 통보 했다. 최 씨는 “원하지 않는 발령이었고, 현업으로 옮긴 뒤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아프다는 이유로 CFT에서 제외됐다면 현업에 와서는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회사가 환자를 배려했다면 차라리 가만히 놔뒀어야 했다는 것.
심지어 그는 인사 발령을 이틀 앞두고 알게 됐다. 당시 팀장은 상부의 지시를 전하는 듯한 말로 내주 월요일 근무지 변경 사실을 목요일에 전달했다. 그는 사측에 항의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CFT 반대 했던 이유가 현업으로 가고 싶어서 아니었나”는 말 뿐이다.
최 씨는 언젠가부터 아프고 힘들다고 호소해도 누가 알아주지도 않아 차라리 아픔을 알리는 걸 줄이게 됐다고 했다. 지난 5월 KT 직원 박모 씨가 청량리 역에서 심장질환으로 사망했을 때에도 그는 일부러 모르는 척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심장이 답답하고 조이는 기분이란다. 그는 “이번 인사도 내색한들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으니 접고 들어가는 게 건강을 위해서 필요했다”며 “부당하다 느꼈지만 마음 편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KT측은 질병 관리 차원에서 분리한 것이 아닌 당사자들이 현업으로의 발령을 원해 이를 수용한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KT 관계자는 "유 씨는 이미 휴직처리가 돼 있어 인사 이동에 대한 의미가 없고, 최 씨는 이동이 많은 CFT대신 현업으로 발령을 내 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KT의 CFT 부서는 이미 알려진 대로 한 사람이 넓은 지역을 맡고있어 이동거리가 길다. 이에 최 씨가 회사에 "몸이 안 좋아서 내근직을 할 수 있는 현업으로 발령을 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KT는 인사 발령이 지역전화국까지고 업무 분담은 해당 전화국에서 결정한다고 말해 최 씨의 영업부서 발령은 본사차원의 결정이 아니었다고 우회적으로 해명했다. |